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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9일(水)
法개정 미루다 터진 ‘폭탄’… 외국서 보복땐 해운업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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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962억 과징금 후폭풍

공정거래법-해운법 충돌에도
정부 사전조율 못해 기업 피해

日·中노선 과징금 추가 가능성
공정위-해수부는 계속 충돌만


공정거래위원회가 12개 국적 선사와 11개 외국적 선사에 부과한 962억 원의 담합 과징금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이번 과징금을 빌미로 다른 나라들이 국내 업체들에 ‘보복’을 가하는 역외 제재 조치를 취할 경우 피해액이 몇십 배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공정거래법’과 ‘해운법’의 충돌을 사전에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정부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해운법 개정을 차일피일 미룬 국회 탓에 한진해운 파산 사태로 가뜩이나 취약해진 우리 해운산업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19일 관계부처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한국~동남아 해상노선에서 2003년 12월부터 2018년 말까지 15년간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전날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포함한 국내외 23개 선사에 962억 원의 과징금을 물린 데 대해 정부의 조정 기능 미비가 기업 피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해운업계는 이번 건이 공정거래법 40조에 따른 가격 담합에 해당한다는 공정위 결정에 운임 등 공동행위를 인정한 해운법 29조를 들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가 선사들이 30일 이내 사전 신고 등을 지키지 않아 해운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업계는 해수부 해석을 따랐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결국 법과 정부 지침에 따라 40년간 아무 문제 없이 운행했다가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해운업계가 특히 이번 제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일본, 한국~중국 노선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예고됐던 8000억 원의 과징금을 900억 원대로 낮춰 부과했지만, 나머지 2개 노선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경우 과징금을 추가로 내야 할 수 있다. 296억 원으로 과징금 부과 규모가 큰 고려해운의 경우 2018~2020년 연평균 영업이익이 742억 원으로 이번 부과만으로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상대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도 크다. 이번 과징금 부과를 빌미로 다른 나라들이 우리 기업들에 불이익을 가하는 역외 제재 조치를 취할 경우 타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해운법 개정을 둘러싸고도 공정위와 해수부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해수부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법안 소위원회를 통과한 해운법 개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에 소급 적용 조항이 들어가 있어 이번 제재도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면, 공정위는 해수부가 해운업계 공동행위에 대해 판단을 하되, 신고 등 절차적 요건을 거치지 않은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국적 선사의 경쟁력은 더욱 약해지고 외국 대형선사만 유리하게 돼 그 피해는 우리나라 수출입 화주에게 돌아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이관범·이정우 기자
e-mail 박수진 기자 / 경제부 / 차장 박수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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