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도 ‘후보 배우자’ 변수 … ‘논란’ 커지면 ‘논란’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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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클래스- 김혜경 對 김건희 대결로

오는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판가름할 변수 중 하나로 여야 양대 정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관련 논란이 꼽힌다. 후보 배우자의 존재는 후보의 득표에 보탬이 되기도 하지만 악재가 돼 표를 깎아 먹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선거대책위원회 관여 및 불법 증여 의혹 등을 거론하며 본격 공방에 불을 붙였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관련 논란을 언급하며 장영하 변호사의 녹취록 공개로 맞대응에 나서는 등 비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대선판이 흡사 ‘김건희 대 김혜경’ 구도로 흐르는 양상마저 띤다.

국민의힘은 최근 ‘혜경궁 김씨’ 의혹을 다시 꺼내 들고 민주당 지지층 갈라치기에 나섰다. 혜경궁 김씨 의혹은 2018년 당시 김혜경 씨로 추정되는 트위터 사용자가 경기지사 여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가 야당과 손을 잡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2016년 이 트위터 사용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취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이 후보자가 문 대통령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찰은 김혜경 씨와 트위터 사용자가 동일 인물이라 판단,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이 2018년 12월 이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김건희 씨는 학위 논문 표절과 허위 이력, ‘쥴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 각종 의혹에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며 위기를 맞자 김건희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의소리’가 MBC를 통해 김건희 씨와 기자 간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선대위 개입, ‘미투’ 운동 폄하 등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건희 씨는 계속되는 논란에 칩거에 들어가 대선이 격화되는 상황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논란 와중에 김건희 씨 화법에 호감을 표시하며 팬클럽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회원 수가 팬클럽 개설 당시보다 200배가량으로 늘어나는 이례적 상황도 연출됐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