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등판 초읽기… 10일이후 지방순회

■ 대선패배뒤 공식활동 기지개

전국 돌며 대선 낙선 인사
수도권 고전에 지지유세도

보선 차출 본인 결심만 남아
측근들 “명분 없다” 출마 만류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이후 공식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10일 이후 지방 순회인사를 다니는 방향으로 공개 행보를 재개할 가닥을 잡고 있다. 대선 낙선 인사인 동시에 당 상임고문으로서 6·1 지방선거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다만 이 고문이 직접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차출론’이 거세지면서 이 후보가 선거지원 차원의 유세가 아닌 본인의 선거 운동을 뛰게 될 가능성도 있다.

4일 이 고문 측 인사들에 따르면, 이 고문은 민주당의 6·1 보궐선거 공천이 마무리되는 이달 10일 이후로 지방 순회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고문 측 관계자는 “대선이 끝나면 낙선 인사를 해야 하는데 개인적 사정 등으로 미뤄졌다”며 “이제는 지선이 시작되니 당 상임고문으로서 또는 (보궐선거) 후보가 된다면 후보로서든 어떤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의 연장선상에서 지선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주당의 고전이 예상되면서 이 고문이 직접 보궐선거에 출마해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본인(이 고문)은 최소한 지선 현장에서의 지원 요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을 텐데 그걸 뛰어넘어 지금 수도권 선거도 어려워지면서 단순히 지원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뛰면서 견인해야 되지 않냐는 요구들이 분출하고 있다”며 “열어놓고 지도부가 판단해 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공식적으론 (이 고문 공천 논의가) 없다”고 밝혔다.

보궐선거 전략공천 기간이 일주일여 남은 만큼 이 고문도 최종 결심을 앞두고 있다. 최근 경찰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 고문이 의원직을 얻어 ‘방탄조끼’를 입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이 고문 측근들은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분당갑은 이 고문의 정치적 고향을 기반으로 하지만 성남시 분당구는 대선에서도 이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으로 졌을 만큼 민주당에 열세인 지역이다. 게다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이 고문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된다. 남은 카드는 인천 계양을인데, 이 고문은 이 지역에 연고가 없다. 또 대선 패배 책임론을 안고 대표직에서 사퇴한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빈자리이기 때문에 이 고문이 계양을을 이어받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