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中企적합업종 내일 판가름 연합회-티맵모빌리티간 ‘이견 지속’

티맵, 배차 프로그램 업체 인수
콜 공유·처리 확대 추진 움직임
연합회 “공유 시 피해 보상해야”


오는 24일 대리운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 결정을 앞두고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티맵모빌리티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티맵이 국내 대리기사 대다수가 쓰고 있는 콜 배차 프로그램 ‘로지’에 대한 인수·제휴 등을 통해 콜 공유·처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발하고 있는 연합회는 새 타협안으로 콜 공유 시 피해가 확인되면 보상할 것을 약속하고 배차 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 격차를 크게 벌린 카카오모빌리티는 연합회와 대부분 조율을 마친 뒤 다소 여유 있는 자세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23일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리운전의 중기 적합업종 지정 결정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까지 대기업인 카카오·티맵 측과 중소기업인 연합회 측의 이견을 최종 조율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동반위의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위원장 등 전체 위원 30명 중 과반 이상 참석, 과반 이상 찬성으로 결정된다. 안건 심의·의결 과정에서 부결된 사례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리운전도 최종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무난히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다만 연합회가 중기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철회한 뒤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한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반발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앞서 지난 19일 동반위가 대기업의 콜 배차 프로그램에 대한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허용하는 방안을 권고안에 담을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자 연합회는 애초 투표를 통한 결정 등을 내세웠던 자신들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됐다며 불복 의사를 보였다. 연합회 관계자는 “콜 배차 프로그램에 대한 M&A는 허용하되 콜 공유·처리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러나 시장 후발주자인 티맵 측이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 적합업종 지정 신청 철회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 당사자들 간 합의가 실패하더라도 동반위가 자체 권고안을 내고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심의·의결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연합회가 검토 중인 사업조정은 정부가 대기업에 일정 기간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을 연기하거나 품목·시설·수량 등을 축소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동반위 관계자는 “현재 연합회와 카카오·티맵 측이 중재안을 갖고 계속 협의 중”이라며 “지금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조정 신청까지 간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자체 기사들이 많지 않은 티맵이 대리기사의 60∼80%가량이 사용하는 로지를 통해 콜 공유·처리율 향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 하면서 연합회가 긴장하고 있다”며 “티맵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결국 카카오 콜이 아닌 자신들의 콜을 흡수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하는 것이 이번 갈등의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