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윤호중에 공동유세문 발표 거부당해”…민주당 내분 이어져

尹에 사과한 지 5시간 반만에 다시 파열음…朴, 인천 집중유세 불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연설하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경기 광주시 송정동 거리에서 지원연설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6·1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이른바 ‘86세대 용퇴론’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자신이 제기한 ‘86세대 용퇴론’이 당내 갈등으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 선거 후보들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불과 몇 시간 뒤 윤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쯤 SNS에 올린 글에서 “오늘 예정된 인천 집중유세에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하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위원장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은 국민 앞에 진실하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5시간여 전인 2시 50분쯤 SNS에 올린 글에서는 ‘86세대 용퇴론’에 불을 지핀 지난 24일 자신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열심히 뛰고 계신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며 “특히 마음 상했을 윤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내놓은 이유는 민주당 개혁과 쇄신을 둘러싼 이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두 번째 SNS 글에서 “제가 (윤 위원장에게) 제안한 공동유세문에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첫 번째 SNS 글에서 박 위원장이 “일부이지만 팬덤 정치가 우리 당원을 과잉 대표하고 있다”며 “폭력적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통한다.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또 이들에 편승한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해 온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겨냥한 민주당의 막판 총력전에도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