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킨스가 풀어낸 ‘비행’의 모든 것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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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자이자 메가히트작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가 풀어낸 ‘비행’의 모든 것. 최근 들어 연구보다 대중 과학 작업에 중심을 두고 있는 도킨스답게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특별한 주장을 펼치기보다 중력을 거슬러 날아오는 모든 것에 대해 서술한 과학교양서다. 일종의 ‘팩트북’으로 새에서 비행기를 거쳐 우주비행사까지 이 책 한 권이면 ‘비행’에 대해 얼추 완전정복할 수 있다. 물론 진화생물학자답게 생물의 비행을 모두 진화론적 관점, 즉 살아남기 위한 진화과정으로 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역시 DNA, 즉 ‘이기적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인류는 늘 하늘을 나는 꿈을 꿨다. 이카루스를 상상하고, 천사를 믿었고,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왜 날까. 이 책의 출발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포식자를 피해 하늘로 달아날 수 있고, 높은 곳에선 먹잇감을 더 잘 찾을 수 있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식자가 없는 지역, 특히 고립된 섬에서 새의 날개가 퇴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늘로 도망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은 녹록지 않다. 날개를 유지하고 비행하는 데엔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몸무게는 최대한 가볍게 유지해야 한다. 비행에 대한 이 같은 생물학적 틀을 유지하며 도킨스는 열기구, 비행기, 우주선 등 인간 역사에 등장한 모든 날것을 살피고, 날개 없는 식물들이 씨앗 등을 통해 어떻게 간접비행을 하는지도 풀어낸다. 이 책의 장점은 이 같은 디테일에 있다. 336쪽, 2만 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