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다급해진 바이든 내달 중순경 사우디 방문 결정

이·팔 방문뒤 곧바로 찾을 듯
백악관, 오늘 공식 발표 전망

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이 7월 14∼1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뒤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보다 한발 더 나간 보도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왕따’로 만들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이었지만, 휘발유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자 결국 석유수출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3명의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 백악관도 13일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휘발유 가격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안정 등을 위해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 우방국이었으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관계가 악화했다. 지난 2018년 10월 칼럼니스트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한 게 계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 11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통해 OPEC의 추가 증산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 OPEC 플러스(+)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기존보다 약 50% 많은 증산을 발표했지만 유가 급등세를 붙잡기엔 역부족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