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최근 국정 현안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규제혁신전략회의가 중추 역할
尹, 직접 주재해 과제선정 방침
총리실, 규제혁신추진단 발족
덩어리 규제 해소가 핵심 과제
국회 찾아 法개정 이해 구할듯
윤석열 정부가 출범 1개월여 만에 기업 규제철폐 대상 33건을 선정한 것은 기업 경쟁력 확충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반도체 인력양성 수도권 규제완화 등 규제철폐 의지를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부처가 규제개혁의 최전선에 뛰어들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회 여소야대 지형이지만 시행령 개정 등 행정 규제 완화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여권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부 규제개혁 시스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해 규제철폐 과제들을 선정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과제를 선정하듯이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도 핵심 과제를 선정해 특별관리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규제혁신전략회의는 이르면 이달 중 출범한다. 신구 산업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사회갈등으로 번진 사례를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규제혁신전략회의는 규제개혁에 따른 이해관계자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경우, 대통령이 이를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 사업자와 전문가 등 민간이 참여해 현장 목소리를 전한다.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하는 ‘민관연 합동 규제혁신추진단(가칭)’도 조만간 출범한다. 민간 사업자와 전문가, 연구기관, 경제단체가 주축인 추진단은 주로 ‘덩어리 규제’ 해소에 초점을 둘 방침이다. 여러 부처의 규제와 사업자 이해관계가 얽혀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풀고, 법률이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는 게 추진단의 핵심 과제다. 관(官)이 먼저 판을 깔아 자리를 만들어 주고, 민(民)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규제를 서슴없이 말하고, 연(硏)이 연구와 검토를 통해 머리를 맞대는 민관연 삼각협력 구조다.
정부의 규제철폐 ‘올인’ 기조에는 최악의 경제환경에 대응할 뾰족한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깔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경제 위기는 대외 요인이 커서 국내 정책으로 효과를 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성장 잠재력과 시장 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만찬에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하고 대통령실 앞 잔디광장에서 중소기업인 대회를 여는 등 기업이 국가 미래 발전의 파트너임을 분명히 해왔다. 기업들도 최근 1000조 원 투자계획을 밝혔었다. 윤 대통령도 최근 “이제는 정부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화답할 때”라고 말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기업들이) 모래주머니를 달고 글로벌 시장에 가서 경쟁하고 뛰기는 어렵다”며 “모든 부처가 ‘규제개혁 부처’라는 인식하에 기업 활동, 경제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정부는 대통령령을 비롯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규제 완화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완화할 수 있는 규제를 먼저 풀고, 2024년 총선 이후 국회 입법을 통한 규제 완화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이 반대하더라도 국회 법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에는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아 이해를 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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