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R 공포’… 美증시 3만선 붕괴

■ ‘자이언트 스텝’ 후폭풍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또 패닉장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진 2398.04를 기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간밤 장을 마감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뜬 다우존스 지수로, 경기 침체 우려에 3만 선이 무너져 29927.07 숫자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로이터

다우 17개월 만에 최저치 마감
코스피도 장중 2400선 무너져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3만 선이 1년 5개월 만에 무너졌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하루 차로 증시를 덮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증시 폭락 여파로 국내 코스피도 17일 오전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진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42% 하락한 29927.07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만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5% 밀렸으며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08% 떨어졌다.

전날 Fed가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음에도 3대 지수는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급격하게 하락 반전했다. 물가 잡기를 통한 경제 안정 의지를 드러낸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약발’이 하루 만에 사라지며 경기 침체 공포가 증시를 뒤덮은 탓이다. 특히 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며 부동산 시장 붕괴 우려도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기업 프레디맥은 이날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5.78%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강력한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31.94포인트(1.30%) 내린 2419.47에 거래됐다. 그러나 장 초반 2396.47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코스피가 2300대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5일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1.2원을 기록하며 1290원대로 올라섰다.

임정환·전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