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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게재 일자 : 2022년 07월 02일(土)
여름 청와대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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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원 반송 잔디 배경 버들마편초 보랏빛 향기, 모감주나무 꽃 만개
불로문 지나 소정원 나비바늘꽃, 도라지꽃…시화문 앞 나리꽃
영빈관 앞 DJ 부부 식수 무궁화 꽃 피기 시작…역대 대통령 식수 24그루


청와대 내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녹지원, 감탄사를 자아내는 170여년 된 반송과 푸른 잔디밭을 배경을 보라빛 버들마편초(숙근 버배나)가 활짝 피어있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지난 5월10일 개방 이래 43일 만인 지난달 22일로 누적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한 청와대 나들이 행렬이 줄지 않고 있다.7월20일부터 8월 1일까지 휴무일을 제외한 12일간 ‘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청와대 나무와 풀꽃’ 발간사에 따르면 청와대에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살고 있다. 도심 속 통제구역이던 청와대는 ‘작은 비무장지대(DMZ)’로 불릴 정도로 귀한 나무와 식물이 많아 그야말로 식물학의 보고다. 노랑꽃 창포, 자란, 만병초 등 봄꽃이 진 청와대 안 상춘재와 녹지원, 바깥 분수대와 뜨락은 여름꽃 차지가 됐다. 청와대는 본관이나 영빈관 등 경내 유명 건축물뿐 아니라 자연유산이 숨 쉬는 소중한 숲이기도 하다. 청와대의 오래된 나무와 잘 조성된 여름꽃들 이름과 특성을 제대로 알면 청와대를 훨씬 잘 즐길 수 있다.

청와대 녹지원 오른쪽, 상춘재 가는 길의 모감주나무. 이번주 노란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녹지원 노송 푸른 잔디 배경 버들마편초 보라빛 물결 포토존

지금 청와대는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녹지원 중앙, 170여년 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품있는 한국산 반송(盤松)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반송과 더불어 탁트인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보라빛 버들마편초가 줄지어 선 풍경은 청와대 내 최고의 포토존이다. 반송은 높이 12m에 달하는 기다란 반원 형태로, 사방으로 퍼진 가지가 흐트러짐 없이 고고하다. 170세를 넘은 반송 옆에 높이 15m가 넘어보이는 적송(赤松) 네 그루가 호위무사처럼 서있는 풍경이 압권이다.

상춘재 방문 입구인 오른쪽엔 모감주나무 노란꽃이 이번 주말 활짝 피어나고 있다. 청와대 녹지원의 탁 트인 공간에 눈에 띄는 것은 한 그루의 나무다. 숙근 버베나라고도 불리는 버들마편초는 줄기가 곧게 자라며 줄기 단면이 네모 진 게 특징이다. 뿌리가 다육근으로 옆으로 뻗어나가는 습성이 있고, 빠르게 군집을 이룬다.버베나(Verbena)는 켈트어로 ‘마녀의 약초’.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피를 흘릴 때 버베나를 사용해 지혈을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거룩한 약초(holy herb)로 불린다.

버들마편초가 기독교와 관련이 깊다면 모감주나무는 ‘염주나무’로도 불려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다. 꽈리 같은 열매 안에 윤기가 나는 까만 씨앗이 두세 개씩 있는데, 익은 열매 안의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버들마편초 길 하나 사이에 두고 하얀 서양톱풀이 눈에 띈다.

청와대 시화문 앞 나리꽃.


◆소정원엔 나비바늘꽃, 도라지꽃

청와대 본관 옆 소정원은 청초한 나비바늘꽃(가우라)와 도라지꽃 등 여름꽃이 활짝 피어있다. 본관에서 창덕궁 후원 애련정 옆 석문인 불로문(不老門)을 본떠 만든 청와대 불로문을 지나면 소정원이 나온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는 나비바늘꽃은 하얀나비, 분홍나비로 불리는 백접초, 홍접초 2종류다. 네 장의 꽃잎과 꽃술의 모습이 양낙없이 날개를 팔랑거리는 나비를 닮았고, 꽃자루처럼 가늘고 길쭉한 씨방의 모습이 ‘바늘’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청와대 분수대에도 백접초, 홍접초가 확짝 피어 있다. 분수대에는 역시 보라색 ‘꼬리풀’이 눈에 띈다. 꽃이 피는 모습이 짐승의 긴 꼬릴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분수대에는 여름꽃인 에키네시아, 루드베키아가 피어 있다. 경복궁 끝 시화문 입구에는 노랑·분홍·빨강·하양 나리꽃 수백그루가 줄지어 서 있다. 청와대 맞은편 경복궁 북쪽 신무문(神武門) 인근에는 빨간 나리꽃과 원추리꽃이 눈에 띈다.

청와대 수궁터 주목. 수령 740년 된 청와대 내 가장 오래된 고목으로, 청와대 역사의 증인이다.


◆역대 대통령 기념 식수 향나무 등 24 그루

청와대에 남은 오래된 거목과 대통령 기념식수 등 주요 나무 100그루의 상태 점검과 맞춤형 처방이 이뤄진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역대 대통령 기념식수 24그루와 노령 수목 76그루를 대상으로 집중 관리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청와대에서 제일 유명한 나무로 740년 살아남은 최고령 수목으로 청와대의 산증인인 수궁터 주목을 놓쳐서는 안된다. 청와대 경내에는 주목 외에도 향나무, 독일가문비, 백송, 소나무, 산딸나무, 복자기, 무궁화, 잣나무, 반송, 이팝나무(세 그루), 동백나무, 은행나무, 모감주나무 등이 있다. 수령이 100년 이상인 노령 수목은 일흔여섯 그루가 분포해 있으며, 그 중 61 그루는 소나무다.

청와대 본관 앞 멋스런 수형을 갖춘 금목서(왼쪽)와 모과나무(오른쪽)가 건물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화문 지나 영빈관 앞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2010년 6월17일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식수한 무궁화 꽃이 피기 시작했다.

대통령 기념식수로 남아있는 건 1978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가이즈카향나무가 가장 오래된 나무다. 조선시대 과거에 급제하면 공부하던 집 마당에 심었다는 회화나무가 녹지원 숲 용충교 옆에 있는데, 수령이 230년에 달한다. 이 나무의 별칭은 ‘실세나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식수가 서어나무(2014년 5월16일, 청와대 밖 백악정에 식재)인 것이 특이하다.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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