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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04일(木)
“반도체 육성엔 정파 없어 … 국가 시스템 완전히 새로 짜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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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7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반도체 관련 국회 상설특위를 설치해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선규 기자


■ 현안 인터뷰 -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

반도체 기술력이 세계패권 좌우
韓, 글로벌 밸류 체인 입지 확고
‘칩4 참여’ 난제 해법 찾아갈 것

340조 투자·15만 인재육성 추진
“반도체 클러스터·특화단지 조성
‘반’자 들어가는 건 다 하려 한다”

국회 특위·정부 컨트롤타워 절실
수도권 대학 정원규제 완화 필요


국민의힘은 4일 반도체 등 미래첨단산업 분야 발전을 위해 인재 양성과 기업 투자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법안’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 2월 여야 합의로 반도체 지원법 성격의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제정한 데 이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실질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 효과를 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산·학의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서서 법안의 취지와 효과를 설명한 이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입 인재’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가 윤석열 정부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내 특위 위원장을 맡은 양 의원은 “정파를 초월한 일을 하라는 소명인 듯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짜는 일이고, 사회혁신이자 정치혁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창 정부와 법안에 담길 내용을 두고 머리를 맞대던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 의원을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속성 과외부터 들었다.



―반도체를 흔히 산업의 쌀이라 한다.

“정보혁명은 15년 간격으로 새로운 산업이 열린다. 1992년 디지털 혁명, 2007년 모바일 혁명, 2022년엔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혁명의 시대까지 열렸다. 모든 산업의 시작과 팽창은 반도체 집적도와 성능이 따라줬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기술력이 여는 시대다. 이제 반도체는 세계를 지배하는 무기가 됐다. 반도체 기술을 모르면 외교도 안 되고, 안보도 안 된다. 지금 시대의 키워드는 반도체다.”

―외교안보와 연결되는 부분으로 당장 미국이 8월까지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 등 4개국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에 대한 확답을 달라고 했다.

“사실 큰 틀에서 기술적 동맹이란 측면에서 보면 안 할 순 없다. 미국이 워낙 기술 강대국의 인프라를 가지고 반도체 산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 우리도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는 되고, 협상의 무기는 있으니 그 점을 잘 활용해 협상력을 키워가고 외교력을 높여야 한다. 미국과 기술 동맹·경제 동맹을 맺는데, 중국과도 사실 협력적 공생 관계를 갖고 있고 나름의 시장과 밸류체인도 있다. 이분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우리의 반도체 기술이 양국에 이익을 줄 것이란 부분은 명확하다.”

―며칠 전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특위와도 상의한 부분이다. 법제화가 되고 제대로 실행이 되는 게 중요하다. 재원 상황이 더 좋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투자를 해야 한다.”

―야당이 합의할까.

“안 할 이유가 없다.”

―국회 차원의 특위가 꾸려지는 것인가.

“4일 법안 발의까지가 시즌1. 시즌2는 국회 차원에서 꼭 다뤄야 한다.”

양 의원은 2일 법안 발의 관련 기자회견 때도 “정당과 부처를 초월해 반도체 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입법·행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 및 범부처 컨트롤타워 설치를 촉구했다.

―국회 차원의 특위가 꾸려지면 어떤 활동을 하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 반도체로 뭘 하겠다고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반도체 특화단지… ‘반’ 자 들어가는 건 다 하려 한다. 지자체별 산업 현황, 인력 현황, 지자체의 향후 계획 등을 특위 차원에서 다룰 것이다. 재원은 한정돼 있으니 이게 제대로 쓰여서 국가균형발전도 이루고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기여하도록 제대로 살펴보려 한다. 제가 위원장이 되면(웃음).”

―국회로 오면 결국 나눠 먹기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객관화시키고 정형화시켜서 누구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명확해야 한다. 지자체가 갖고 있는 역량을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럼 결국 수도권이 유리한 것 아닌가.

“수도권·비수도권의 구분도 좀 안 했으면 싶다. 수도권-비수도권 구도가 아니라 국가 전체 그랜드 플랜으로 봐야 한다. 삼성에서 일할 때는 10년 후 산업 전망을 예측한다. 그러면 로드맵이 나오고 지금 할 일이 정해진다. 그래서 지자체별 산업 파악이 제일 중요하다. 그게 안 되면 그냥 지원해달라는 것밖에 안 된다.”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34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교육부에서 15만 명 인재 육성을 발표해도 특별히 비난하는 곳이 없다. 국민에게 갈등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니 이제 광주에 있는 시골 할머니들도 반도체가 뭐길래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는다. 국민적 합의를 할 준비는 됐다.”

―특정 기업의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게 대학의 역할이냐는 비판도 있다.

“첨예한 의견 대립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은 기업에서 교육해서 써야 하는데 그것까지는 여력이 없다. 어떤 산업에 좀 맞춤형으로 교육시켜 보내달라는 게 기업의 요구사항이다. 이외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가 서강대에 요청해 정원 외로 사실상 ‘위탁교육’하는 학과를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이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교육개혁과 관련해서는 양 의원의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다. 강한 소신도 피력했다.

“나는 대학, 수도권의 정원 규제도 싹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대학 규제를 다 풀어도 저출산과 이공계 뿌리가 흔들려 있어 이공계로 갈 사람이 없다. 지금이라도 전국의 저변을 이공계로 올려야 한다. 수도권을 규제한다고 해서 지방으로 안 간다. 이분법적 생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전체로 봐야 한다. 지방으로 강제로 가라고 할 수는 없고, 산업이 있어야 한다. 취업해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 저변을 확대해서 지역별로 맞게 해야 한다. 산업 지형에 맞게 산업과 대학이나 교육을 매칭시키는 산학 협력 모델을 지금부터 갖춰야 한다.”

―지역구(광주 서구) 내 여론은 어떤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광주가 조금 불편해도 감수한다. 그게 민주화운동 정신이었다.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자산인지를 먼저 보신다. 정파를 넘어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격려해주신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난 아무것도 이야기 안 했다. 그렇게 따지면 대구·경북에서도 오라 하고, 충북에서도 반도체 단지가 있으니 와서 역할을 해달라 하고, 강원에서도 오라 한다. (민주당으로) 복당이나 (국민의힘) 입당보다 반도체가 훨씬 더 중요하다. 난 사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가대개조, 사회혁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정치혁신까지.”

―정치혁신은 어떤 맥락인가.

“국가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짜는 일이다. 교육, 연구·개발(R&D) 시스템 등 모든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서는 여야 간 논의도 잘된다. 민주당 의원들도 열려 있다. 각 지자체가 한다 하면 국회의원이 안 도울 수 없다. 국회 차원 특위가 언제 되느냐는 분도 많다. 국회 특위가 꾸려지면 (정치) 문화 자체를 바꾸고 개인의 직이 아닌 국가의 업을 위해 함께한다는 가치와 철학을 함께 나누는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

―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할 때 메시지는 묵직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매섭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선택은 심사숙고한 사안이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모두 제가 나름대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메시지였다. 정당의 변화, 국민이 바라는 모습으로 대통령의 변화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할 일은 충분히 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에 입문한 지 7년 차인데 처음 하고 싶었던 것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차이가 있나.

“많이 다르지 않다. 삼성에서는 이기적 성공이었다면, 공적 영역에선 이타적 성공을 원한다. 그게 대한민국의 성공이고 국민의 성공인 거다. 내가 복당 신청을 철회한 것, 비판을 소신껏 하는 것은 모두 다음 행보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유로운 게 (다른 정치인과)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민병기 기자, 정리 = 최지영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원판)를 들고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반도체 산업 국가적 육성 및 지원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 양향자 위원장은 - 삼성전자 첫 고졸 출신 여성 임원 … 국회 유일한 ‘반도체 전문가’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삼성전자 첫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광주여상을 졸업한 뒤 곧바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흥공장 반도체사업부에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 책에서 “언젠가부터 막연하게 반도체 연구원 양향자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힌 양 의원은, 고졸 여사원은 결혼하면 퇴사하는 게 보통인 당시 환경에서 ‘주경야독’하고, 입구 보안시설에 아기를 맡겨놓고 출근하는 등 ‘독하게’ 일했다.

2014년 임원으로 승진한 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팀 상무로 재직 중 문재인 전 대통령의 권유로 2016년 1월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지낸 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광주서구을에서 당선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민주당 복당을 조건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 처리에 협조하라는 당의 요구에 “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법안을 172명 국회의원 전원이 발의한다”며 입법 독주에 대해 비판한 뒤 “지금의 민주당에는 제가 돌아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거절했다.

국회 유일한 ‘반도체 전문가’인 양 의원은 6월 26일 “여야가 함께하는 국회 차원의 반도체특위를 제안했고, 국회 개원 즉시 특위를 설치한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요청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민병기 기자

△1967년 전남 화순 출생 △광주여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 상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팀 상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21대 국회의원 △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부위원장 △국민의힘 반도체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 차장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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