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부터 12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찾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에 협조해달라는 뜻을 전달한다. ‘반(反) 서방’ 체제를 갖춘 이란은 러시아와 협력해 개발한 정찰·관측용 위성을 오는 9일 발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주 방한해 북한 핵 문제 등을 논의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5일 가나를 방문해 아프리카 식량 위기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체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생산적인 농지를 점령했고 지뢰와 폭탄으로 밭을 망가뜨렸다”면서 “아프리카 식량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이집트와 콩고,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차례로 찾아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 탓”이라고 여론전을 펼쳤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란이 개발한 고체연료 위성 발사체 ‘줄제나’가 지난 6월 26일 발사되고 있다. 당시 이란 정부는 구체적인 발사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EPA 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위성이 국경 정찰과 수자원 관측, 자연재해 감시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지만,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가 대륙 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한 지 2주 만에 위성 발사 소식을 알렸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예민하고 반응하는 분위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오른쪽)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자폭탄 전몰자 77주년 위령식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일본을 방문해선 “심각한 핵 위협이 중동에서 한반도로, 그리고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각지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론 12년 만에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찾아 원자폭탄 전몰자 77주년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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