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野, ‘특별감찰관’ 공문부터 보내라는데 법령엔 ‘대통령이 요청하는 절차’ 없어

■ 임명방법 공방… 뭐가 맞나

국회가 먼저 추천 절차 밟아야
대통령, 추천서받고 3일내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거쳐서 임명

23일 특별감찰관 임명 방법이 여야간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회가 먼저 추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대통령실이 먼저 공문을 보내야 한다”고 맞섰다.

특별감찰관법 제2장 7조(임명)에 따르면, 국회는 15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 중 3명의 특별감찰관 후보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게 돼 있다. 대통령의 ‘공문’은 규정돼 있지 않다. 대통령은 후보자 추천서를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1명을 특별감찰관으로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 원내대표는 21일 “대통령이 정말 의지가 있으면 빨리 국회에 공문을 보내 특별감찰관 추천을 요청하면, 국회도 그에 따라 절차를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과거에도 정부에서 국회로 먼저 공문을 보내면 국회 절차가 시작된다. 형식적인 것이지만 여야 협의를 먼저 해서 절차를 밟아도 된다. 보통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관례상 정부가 먼저 공문을 보낸 뒤 국회가 절차를 밟아왔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23일에는 대통령실 공문은 언급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추천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야당이 제출한 (대통령실 관련) 국정조사와 병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결국 법령을 보면 “법에 특별히 요청해야 하는 절차가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이 맞다. 국회가 먼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밟아야 대통령이 지명하는 구조다.

다만 현 여권은 야당이던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서는 ‘공문’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임명 의지가 없다”고 비판해왔다. 문 전 대통령이 2016년 9월 특별감찰관 결원 발생 이후 단 한 차례의 추천 요청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는 국회사무처 자료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은 공문을 보내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