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의 소시지빵 속모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의 소시지빵 겉모습.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 애정이 절정에 달해 많은 글로벌 푸디(식도락가)들이나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진정한 한국의 맛을 찾는 여정을 떠나곤 했습니다. 푸디들은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수많은 레스토랑, 향토음식, 전통시장을 거쳐 점점 ‘로컬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 발굴해 내는 재미를 즐기곤 합니다. 젊은 세대의 푸디들은 공간과 음식이 어우러진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한국의 현대미술 전시라든가 색다른 콘셉트의 카페 공간, 그리고 커피를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친한 태국인 푸디 친구는 한국에 들르면 늘 찾는 카페가 있습니다. 프릳츠커피컴퍼니의 원서점이 바로 그곳입니다. 지금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운영되고 있는 이 건물은 1970년대 벽돌 건축물로 만들어진 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김수근의 건축사무소를 개조해 운영 중인 현대미술 갤러리입니다. 레스토랑과 카페, 한국 전통 디저트 전문점이 사이좋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 1층에 자리 잡은 프릳츠커피컴퍼니는 다이렉트 바잉을 통해 생두를 구입하고 직접 로스팅한 한잔의 커피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커피와 어울리는 빵을 생산하는 베이커리 파트 또한 지점마다 직접 운영합니다. 한국적인 미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브랜드로 유명하기도 한 프릳츠의 빵은, 한국적인 빵을 메뉴로 선정해 생산합니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 제과제빵사의 대표적인 메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푸디 친구가 늘 들러 한 아름 사가는 ‘원픽’이 있습니다. 바로 소시지빵입니다. 맞습니다. 우리의 유년시절을 빛냈던, 익숙한 그 빵입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케첩과 마요네즈가 줄이어 뿌려진 폭신한 빵 반죽의 비주얼에서 결이 살아있는 반죽 위에 깨물면 톡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큼직한 소시지 하나, 그 위엔 치즈가 녹아내린 모던한 모양새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이 소시지빵을 통해 감성은 그대로면서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켜야 할 본질은 그대로, 다만 세련된 감각을 더해 더 나은 발전을 꾀하는 현대의 한국을 만나는 듯하다는 것이지요.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2022년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좇는 최첨단의 인류이기보다 전통의 소중함을 지키며 남다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마음새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빵 이야기에서 거창한 주제로 펼쳐지긴 했지만 전 세계 어떠한 사람들이 찾아와도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맛과 멋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뇌어 봅니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1층 프릳츠커피컴퍼니 원서점.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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