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 버밍엄에서 3일 열린 보수당 연례회의에서 한 당원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사진이 담긴 회의 프로그램 책자를 손에 든 채 뒷짐을 지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논란이 된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 정책을 열흘 만에 철회했지만, 지지율은 지난 1일 현재 18%까지 급락했다. AFP 연합뉴스
■ 글로벌 시장 여전히 긴장
英 450억 파운드규모 감세案중
부자 감세 20억 파운드만 철회
S&P500·다우 등 상승했지만
‘영국發 쇼크’불씨 꺼지지 않아
각국 가파른 금리 인상도 우려
영국 정부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에 빠뜨렸던 감세안을 철회한다고 밝히자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 백기’ 등 일부 평가와는 달리 영국의 감세 철회가 전체 규모의 4% 수준에 불과해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유엔이 세계 각국 정부에 기준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할 정도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영국발 금융불안’과 금리 인상이 촉발할 수 있는 ‘경기침체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언제든 다시 ‘텐트럼(발작·tantrum)’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6% 상승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9%, 나스닥 지수는 2.27% 각각 상승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6월 24일 이후 최대치이며, S&P500지수의 상승률은 7월 27일 이후 최대치다. 특히 감세안 철회로 영국발 금융불안이 잦아들며 파운드·달러 환율은 1.13달러 수준까지 치솟아 지난 9월 26일 1.03달러에서 크게 올랐다. 국내 증시도 안정세다. 코스피는 상승 폭을 2%로 키우면서 장중 220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영국의 불길이 꺼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날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45%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전체 감세안 450억 파운드(약 73조700억 원) 중 20억 파운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중으로 보면 4.4%에 그쳐 95% 이상의 감세안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소득세 기본세율 인하 △취·등록세 등 인지세 축소 △법인세 인상 계획 백지화 등이 남아있는 감세안이다. 폴 존슨 영국 재정연구소 소장은 BBC에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이 430억 파운드 규모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점은 경제 발작의 또 다른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무역개발기구는 이날 국제경제전망 연례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유엔무역개발기구는 Fed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이후 3년간 다른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은 0.5%, 개도국 GDP는 0.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임정환·정선형 기자 yom724@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