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군대다운 군대’ 만드는 일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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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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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권 숭실대 대학원 겸임교수, 前 국가위기관리학회장

지난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맞대응한 미사일 오발과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로 군은 체면을 구겼고, 국민에게 우려와 실망을 안겼다. 여전히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자위적 국방력 강화 목표를 내세웠다. 핵무력 법제화, 전술핵 다량화, 핵탄두 늘리기가 대표적이다. 불길한 징조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 등 산업 보호와 자원의 무기화를 불러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쿼드(Quad), 칩4, 인·태 경제프레임네트워크 등 소다자(Mini-lateral) 협의체 결성 주도와 주일미군에 육해공 통합지휘권을 주어 자위대 통합사령부와 연계한 대중·대북 견제를 도모하는 중이다. 일본 또한 미·일 군사 일체화로 북한 위협 대응과 중국의 군사력 견제를 위해 유사시 반격 능력 보유, 국방비 증액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력이 쇠퇴해도 물리력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즉, 대만 무력 침공, 남중국해 영토 불법 점유, 관련국 경제 제재를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치열한 국익 추구 각축전 속에 경제난, 외교적 고립, 내부 모순에 처한 북한이 돌파구로 7차 핵실험과 대칭·비대칭 국지 도발이 예상된다. 철저한 대비태세 유지 측면에서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빈틈없는 군사 대비태세 유지다. 북한의 핵·대량파괴무기(WMD) 위협 대비 3축 체계 조기 구축,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 국지도발 대비태세 유지가 시급하다. 질적 우위의 압도적 군사역량 확보와 견고한 연합 방위체제 아래 미 핵전력 공동 기획·연습이 필요한 까닭이다. 향후 북한이 도발하면 비례성 원칙에 따라 응징 보복하고, 9·19 남북 군사합의서 이행 중지, 대북 방송과 전단 살포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둘째, 비군사 안보 대응태세 확립이다. 전시대비·민방위·통합방위는 북한 도발 억지와 전시 군사작전 지원, 정부 기능 유지, 국민 생활 안정을 통한 국가 총력전의 중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국가 동원 미흡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국가·지자체의 관련 조직·인력, 동원계획, 자원비축관리, 민방위 대피시설 등의 확인이 필요한 이유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혼란과 사후약방문 반복은 곤란하다.

셋째, 예비군 전력 활성화다. 부족한 병력자원과 병 복무기간 단축을 메워줄 예비군이 국군조직법에 신분 규정조차 없다.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유사시 전투에 민간인이 참가하는 부조리이자 무늬만 예비군 전력 정예화의 진원지다. 국방예산 0.5% 정도의 예산으로 노후 장비·물자 현대화, 전천후 다목적(multi-flex) 과학화 훈련장, 상근 예비역 제도 확대는 언감생심이다. 국방개혁 4.0의 필수 과제화가 필요하다.

넷째, 엄정한 군 기강 확립과 신상필벌이다. 이번 북한 미사일·무인기 대응에서 드러난 군의 오발 사격과 추적 실패, 경계·작전 부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군 기강 해이와 훈련 부족 외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대화로 나라 지킨다며 훈련 축소·폐지를 주도한 문재인 정권의 폐단이지만, 군 수뇌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군대는 피와 땀 그리고 읍참마속에서 나오는 법이다.

역사학자 에리히 카는 역사는 사실을 알려줄 뿐 교훈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군은 오직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천안함 폭침, 무인기 대응 시행착오를 냉철하게 성찰하고 군대다운 군대 육성에 올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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