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 상승장 주도 ‘尹 순방 효과’

■ 정부, 외국인 투자 접근성 제고

UAE 300억달러 투자유치 효과
반도체 지원 강화 정책도 한 몫
외국인 1월 6조9000억 순매수

깜깜이 배당 개선안 내달 공개
신외환법 제정계획도 발표 예정

정부가 1월 주가 상승을 주도해온 외국인의 투자 자금 유치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 주력 사업에 대한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강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약 36조 원) 투자 유치 등이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일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랠리’를 이어가는 동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2월 중으로 배당절차를 개선하고 신외환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19일 동안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UAE의 3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외국인 ID 등록제도 폐지·장외거래 편리화·영문공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방안을 발표한 것이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에 상당 부분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중동계 자금은 지난 2∼13일 동안만 해도 358억 원의 순매도세를 보였으나 UAE 투자 유치 소식 이후 122억 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전력, 대우건설, 현대일렉트릭 등 원전 관련 기업과 수소·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지난 3일 반도체 지원강화 발표 후 저평가 인식이 확산하면서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총 3조 원 이상 순매수했다. 실제로 외국인이 이달 중에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약 6조9000억 원에 달한다. 2013년 9월(7조8000억 원) 이래로 월별 최고치다. 코스피는 한 달 동안 11% 가까이 상승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배당금 규모를 먼저 정한 후 배당금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배당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내달 발표한다. 현재 상장사 대부분은 매년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한 뒤 주주명부를 폐쇄해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고 있다. ‘깜깜이’ 배당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배당금은 이듬해 2∼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되기 때문에, 연말에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배당금 수령액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배당률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외환거래 사전신고 원칙을 사후보고로 변경하고 외환시장 개장시간도 오전 2시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신외환법 제정 계획도 2월 중으로 공표할 예정이다.

이관범·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