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최우선 조건은 ‘한국 거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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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 대표팀 감독 최종 낙점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 계약
내달 콜롬비아 경기로 데뷔전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59·사진)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게 된 데에는 연봉이나 계약 기간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파울루 벤투 등 앞선 감독들처럼 ‘한국에 거주’하는 조건이 무엇보다 우선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오후 공석인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전임으론 역대 9번째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벤투 감독 체제를 마무리한 축구대표팀은 약 두 달쯤 후임 감독 선정 과정을 거친 끝에 클린스만 감독을 낙점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연봉 등 계약의 세부 내용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벤투 감독의 금액(약 18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봉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전임 벤투 감독처럼 국내에 거주하며 대표팀에 선발할 선수들을 직접 살핀다는 조건이다. 이를 약속받기 위해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국 거주’ 조건이 유난히 강조된 것은 클린스만 감독의 이전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2004∼2006년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주로 거주지인 미국에 머물러 이른바 ‘재택근무’ 논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감독직을 수행했던 프로 클럽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부임 10주 만에 SNS를 통해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혀 지도자 경력의 오점으로 남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지도자로서 낸 성과도 분명하다. 독일 대표팀을 맡아서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고, 2011∼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지도하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비록 헤르타 베를린 이후 약 3년간의 지도자 공백은 있었으나 최근까지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 등과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에서 활동하는 등 축구 현장을 살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중 한국에 입국해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그는 축구협회를 통해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대표팀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면서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28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의 당사자인 뮐러 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배경 등에 대해 직접 밝힐 예정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