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에… ‘위협’ 쏟아낸 북한

“조선반도 물리적 충돌” 발언
이달 중 ‘무력도발’ 가능성도

강제징용 ‘제3자 대위변제’ 해법이 도출된 다음 날인 7일 북한이 잇따라 담화를 내고 위협성 발언을 쏟아낸 데는 한·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견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과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대북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 대해서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향후 전개방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북한은 한·일 협력을 우려해 양국 관계 악화를 부추기는 행태를 보여 왔다. 북한은 지난 1월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강제징용 문제를 거론하며 쟁점화했는데, 이를 두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한·일 간 균열을 초래하려는 시도란 평가가 나왔다. 관영 매체를 동원한 반일감정 고취도 이어졌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3일 ‘절대로 덮어버릴 수 없는 일제의 국권강탈범죄’라며 1904년 한일의정서를 거론했다.

이번 해법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복원 흐름을 타면서 북한이 이달 중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전략무기시험 요격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북한 외무성도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도발 위협의 실효성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고, 오히려 대화의 문이 열릴 수 있을 거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6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 징후가 여전히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