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리 기업 미국 진출도 좋지만 미국 기업 투자 유치가 더 중요”

방미 앞두고 ‘세일즈외교’ 강조
10대그룹 총수 등 동행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방점이 찍히면서 발생했던 대미 경제 외교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내 일자리 및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8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은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37조 원 투자 유치, 풍력터빈 제조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3억 달러(약 3947억 원) 투자 유치 등 세일즈 외교 성과를 이번 미국 국빈 방문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선 외국 기업 국내 투자 유치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관계 부처들은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 현장 규제, 행정절차 지연 등의 문제를 재점검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10대 기업과 중견·중소기업 CEO들이 대거 동행할 가능성도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에게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은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방침”이라며 “정상회담 의제 등에 따라 동행 기업들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인적교류 불균형도 해소해나갈 방침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한·미 관계에 있어 인적 교류가 다소 일방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많이 오지만 미국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이나 인턴십을 오는 경우가 적어 불균형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 점에 있어 미국 정부도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