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증가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통증 묵히지 말고 조기에 치료 받아야

■기고…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한낮 기온이 무려 20도까지 오르며 완연한 봄 날씨가 찾아왔다. 요즘과 같이 포근한 봄날이면 고령 환자들에게 항상 주의를 당부하는 질환이 있다. 다름 아닌 척추관협착증이다. 질환명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전방전위증과 함께 3대 척추질환에 속할 정도로 시니어에게 흔한 척추 질환 중 하나다.

봄철 척추관협착증에 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활동량 급증에 있다. 겨우내 경직된 척추와 근육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은 상태로 갑작스럽게 활동량을 늘릴 경우 신체에 무리가 생기며 척추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18.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같은 양상은 고령으로 갈수록 뚜렷해져 50대와 60대 환자는 한달 새 각각 15.01%, 18.04%, 70대는 18.76%나 급증했다.

문제는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이 시니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기 전까지는 허리 통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큰 탓이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 통로에 해당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인 만큼 증상을 방치하면 각종 신경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다리 저림 및 당김 증상으로 인해 20분 이상 걷기가 힘들어지며 신경 눌림 정도에 따라 마비 증상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척추관은 앞으로 숙이면 공간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숙인 채로 걷게 돼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경우 거동이 어려워져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치료 기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된다. 따라서 조기에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좋은 선택지 중 하나로는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한방 비수술 치료가 있다. 특히 벌에서 추출한 봉독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봉침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천수근을 주요 한약재로 하는 청파전H 처방을 병행하면 척추 세포의 회복을 촉진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봉침의 치료 효과 및 기전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생물의학 및 약물치료(Biomedicine & Pharmacotherapy)’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봉독의 주요 성분인 멜리틴이 신경 손상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쥐에게 멜리틴을 투여한 뒤 척수 조직의 염증 변화를 살펴본 결과 멜리틴 농도가 높아질수록 항염증성 대식세포의 면역 작용이 촉진됐다. 뿐만 아니라 멜리틴은 동물 행동실험에서도 진통 효과를 발휘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발한 쥐의 운동 능력을 개선시키기도 했다.

치료와 함께 일상 속 노력을 병행하는 것도 필수다. 먼저 운동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강도는 본인 체력의 60% 이내가 적당하며 걷는 속도와 보폭을 천천히 늘려나가도록 한다. 또한 보행 시 높이가 낮은 지팡이를 사용하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져 신체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척추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지팡이는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체를 지탱하고 주요 신경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등 척추는 신체 모든 활동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러 활동을 계획하기에 앞서 자신의 척추 상태를 돌아보며 건강한 봄을 맞이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