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통상본부장 “한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개입… 미국에 반도체법 우려 전달”

“美, 韓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
보조금 등 긴밀한 협의 약속”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방미한 안덕근(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측에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요건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는 한국기업 대미 투자와 한·미 반도체 공급망 협력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미국은 한국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향후 보조금 신청절차 진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에서 가진 특파원간담회에서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공고(NOFO) 관련해 기업 불확실성 심화,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고 이로 인해 대미 투자비용이 증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에 우리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해 보조금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10년간 공장 신·증설을 금지한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관련해서도 “상무부가 3월 중 규정을 발표할 때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우리 정부·업계와 협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우리 기업의 중국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역시 3월 중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배터리 부품·핵심광물 세부규정 관련해서도 한국 측 입장을 충분히 수용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보조금 지급·가드레일 이슈 등에 있어 한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본부장은 이날 마이크 파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존 뉴퍼 미 반도체산업협회장,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 등을 면담했으며, 10일에는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요건을 둘러싼 한국의 우려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국을 콕 찍어 “한국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기업들이 3000억 달러(약 398조 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반도체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