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위기 소식 퍼지자 순식간에 인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스타트업 업계의 주요 금융기관이 되는 데에는 40여 년이 걸렸지만, 붕괴에는 단 36시간이 걸렸다.”
SVB가 자금 위기설이 불거진 지 이틀도 채 안 돼 파산한 데에는 스마트폰으로 예금 인출이 손쉽게 가능해진 시대적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비운을 맞은 SVB’라는 기사에서 해당 은행의 주요 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업가들이 지난 9일 SVB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인출한 현상에 주목했다.
SVB 예금주들은 금융기관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420억 달러(약 55조6000억 원)를 인출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험 스타트업 ‘커버리지 캣’ 설립자 맥스 조는 이날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창업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서 내려 버스에 올랐을 때 동료 창업자들이 모두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려 SVB에서 회사 자금을 빼내려 했다고 전했다. 결국 다음 날인 10일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당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리자로 선임했다. 이번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미국 스타트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무용 메신저 슬랙에 관련 소문이 퍼지며 SVB를 ‘빛의 속도’로 몰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