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2금융권이 뇌관… ‘86조 부동산 PF’ 언제 터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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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4 11:45
업데이트 2023-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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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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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비은행권 자금 몰려
저축은행 · 증권 · 보험사 ‘위험 불씨’
정부, 합동점검체계 24시간 가동


한국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와 같은 충격이 일어난다면, 은행이 아닌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VB가 고위험 벤처기업에 기반한 수익에 집중했던 것처럼 국내 저축은행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4일 SVB 사태의 발생 이유로 “특수한 영업구조에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려 발생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SVB의 주 고객이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집중됐다는 점이 문제였다”며 “금리 인상기에 예금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장기물 채권을 샀는데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평가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자금이 특정 시장에 몰린 경우로는 저축은행과 증권사가 꼽힌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PF 대출잔액은 은행권 30조8000억 원, 비은행권 85조8000억 원이다. 비은행권이 은행권보다 액수도 크지만 고위험 PF 사업장 대출 비중도 크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업권별 고위험 사업장 대출비중은 은행 7.9%, 여신전문사 11.0%, 보험 17.4%, 증권사 24.2%, 저축은행 29.4%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축은행의 PF대출은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저축은행 상위 10개사의 부동산 PF대출이 4조5357억 원에 달했다.

당국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주목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사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 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충분한 기초체력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SVB 사태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높은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승헌 한은 부총재·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함께 SVB 사태가 국내외 금융시장 및 금융기관에 미칠 파장을 살피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점검 체계를 24시간 가동하고 필요하면 신속히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정선형·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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