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이후 9년만에 초대형 투자…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1위 도약 ‘발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용(앞줄 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용인클러스터’ 300조 투자

“파운드리 1위 TSMC 잡는다”
시스템반도체 라인 5개 건설

710만㎡ 규모에 생산기지 조성
“한국이 반도체 생산 중심지” 강조

패키지 분야 경쟁력 제고 위해
천안·온양 사업장 R&D 강화

삼성전자가 15일 발표한 경기 용인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에는 격화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배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는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우수 인력 확보가 중요한 반도체 생산 단지는 수도권에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 거점은 지역별로 분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포스트 평택’ 청사진=경기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평택시 등에 차례로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던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은 용인시 남사읍으로 최종 낙점됐다. 2014년 평택 캠퍼스 조성 계획 발표 이후 9년 만에 나온 새로운 생산기지 건설 발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710만㎡(215만 평) 규모로 단일 단지로는 세계 최대다. 투자액만 300조 원에 이르고,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는 700조 원, 고용 유발 효과는 160만 명가량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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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새 단지에 시스템 반도체 생산 라인 5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공장 추가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의미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이 최첨단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집중시키려 하는 가운데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단지를 서울 바로 지척인 수도권에 건설함으로써 한국이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임을 명확히 강조하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지를 확보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지속해서 투자할 기반을 마련했는데 앞으로 기반 시설 등에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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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 발전 60조=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는 앞으로 10년간 충청·영남·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등을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지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천안·온양 사업장의 차세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량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정보기술(IT) 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기기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영남권에서는 ‘차세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 거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 등을 육성·조성한다. 예컨대 삼성전기는 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해 부산을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호남권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산 중인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재편한다.

김병채·장병철·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