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바람’ 건설업계… 사외이사 선임엔 ‘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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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엔지니어링 등 정기 주총

주택 경기 불황에 사업 다각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통신·방송장비 제조업 등 진출

HDC현산,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

16일 삼성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건설업계 정기 주주총회가 막을 올렸다.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주총에서 정관을 고쳐 신사업 추진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통신업 등으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주택 경기 침체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정관 변경을 통한 수익 다변화와 신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23일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재생에너지 전기공급 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추가하기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현대건설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 신사업 추진’이라고 공시했다. 지난 2017년 사업 목적에 ‘태양광발전사업과 환경관리대행업’을 추가한 후 약 6년 만에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것이다.

한신공영은 현대건설과 같은 날 주총을 열고 사업 목적에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 △통신·방송장비 및 부품 도·소매업 △전자상거래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서비스업 등을 추가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한다.

계룡건설산업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데이터센터의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기타 관련 사업,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 및 관련 사업을 추가해 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건설업계가 신사업 확장에 전념하는 것은 주택 경기 불황이 길어지는 데다, 기존 건설업 분야를 토대로 한 연관산업 진출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업계 주총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 바람도 예년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새 자본시장법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제165조20항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했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오는 24일 정기 주총에서 최진희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이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산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건 처음이다.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정기 주총에서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의 3번째 여성 사외이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서울 강동구 상일동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현건호 사내이사와 김용대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2022년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