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거야 입법폭주’… 노란봉투법도 직회부 대기

■ 양곡법 단독처리 시도

안전운임·쌍특검 등 강행 태세
윤 거부권 예상하며 역풍 노림수

더불어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본회의 직회부’ 카드를 남발, 각종 쟁점 법안들에 대한 강행 처리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모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치적 부담 또한 적지 않아 여야 입법전쟁에 따른 정국경색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열리는 3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패싱’하고 직회부를 강행 추진한 법안들은 연달아 추가 상정을 앞두고 있다. 전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본회의 직회부가 의결됐다. 민주당은 또 지난달 9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간호법 제정안’ 등 7개 법안에 대한 본회의 직회부 요구 안건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밖에도 노란봉투법, 화물차 안전운임제, 김건희 여사·대장동 ‘쌍특검’ 등에 대한 추가 직회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김도읍 의원)을 차지한 국민의힘이 법사위에서 법안을 막고 있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정당한 절차를 거친 법률 처리를 계속 회피하고 거부하는 것은 집권당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본회의에 직회부한 법안이 통과될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전체 상임위원회 17곳 중 6곳에서 민주당 주도로 직회부가 가능해 현실적으로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할 시 여당에 되레 역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를 유도하기 위해 직회부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훈·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