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尹대통령 방미와 ‘핵 불균형’ 해소 시급성

  • 문화일보
  • 입력 2023-03-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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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환 경남대 석좌교수, 前 駐파키스탄 대사

북한이 지난 21∼27일 핵어뢰 수중 폭파와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을 하고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 타격시험을 했다. 28일에는 전술 핵탄두 실물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지난 2021년 1월 제8차 전당대회에서 지시한 국방력 발전계획 중 핵심 5대 과업의 성과를 차례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열차·바다·호수·땅속·차량·절벽 등 어디에서든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끝났다. 73년 전 남침전쟁을 일으켰던 북·러·중의 단결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공고해지고 있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안보에 절대적인 도움을 주고 많은 경제원조를 해준 고마운 나라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유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할 혈맹 우방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이 정한 국제질서를 지킬 것을 동맹국에 요구하며,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국의 국내 정치만 생각하면서 동맹국 입장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이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힘을 가지는 것을 경계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은 국방예산 감축과 미군 감군으로 지상 병력이 부족하게 되자 1949년 4∼6월 4만5000명을 한국에서 철수시키고, 7월에 482명의 군사고문단을 남겼다. 그 후 미국은 남북한 간의 군사적 불균형을 알고도 이승만 대통령의 국군 증강과 군사원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위한 외교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가짜 평화 쇼’에 맞춰 북한이 핵을 폐기할 의도가 없다는 사실 알면서도 핵 폐기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願平備戰·원평비전)’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라’ 등 ‘공포의 균형’이 대책의 기본이 돼야 한다. 1958년 이후 미국이 핵무기 개발 협력을 하지 않자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독자적 핵전력을 갖추지 못하면 더는 유럽의 강대국도, 주권국도 될 수 없고 위성국에 지나지 않게 된다”고 선언했고, 1960년 핵실험에 성공했다.

지난 1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부와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한 핵이 더 심각해질 경우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 핵 보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일주일 뒤인 18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전술핵 배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25일 미 상원 외교위 공화당 측 간사 제임스 리시 의원은 북한의 도발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한·미 핵 협력 확대로는 부족하다며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 위협 증대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핵 옵션 주장 이후 워싱턴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오는 4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제까지 해 온 대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테두리 안에서 핵 확장억제책 논의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김정은이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로 미국의 어느 지역과 우리나라를 동시에 공격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책이 제대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독자적 대책이 필요하다.

신냉전 국제 질서와 격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 놓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윤 대통령이 1월 11일 밝힌 핵 옵션 구상을 미 측과 전략적으로 협의하는 결기와 주도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는 4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제시한 핵 옵션들, 나토(NATO)식 핵 공유, 미국이 일본에 허용한 핵연료 재처리와 지난 13일 호주에 약속한 원자력추진 잠수함 판매처럼 한·미 군사 협력의 수준을 높이는 방안 중 어느 하나라도 실현이 되도록 70년 한미동맹을 격상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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