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버티기에 당내 분노 격화… “제명” 주장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파리경영대학원 앞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파리 현지 기자회견 고수
다급해진 지도부 재차 귀국요청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가 당의 귀국 요청에도 22일 프랑스 파리 현지 기자회견을 고수하면서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국내 민심을 고려하지 않는 송 전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제명까지 거론되는 등 의원들의 분노가 커지는 모습이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고, 국민들이 가장 공분하는 돈 봉투가 오간 사건인데 모든 책임을 지고 들어와야지 버틸 수 없는 걸 버티려 하고 있다”며 “송 전 대표 시절 여론이 나빠지니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을 모두 출당시켜놓고 왜 본인에게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당내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는데, 본인도 자진 탈당 후 무죄를 입증해 복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맞물려 돈 봉투 의혹이 터지면서, 송 전 대표가 귀국해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회생 불가한 악재가 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도부도 송 전 대표의 귀국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도부가 송 전 대표에게 추가적인 조기 귀국 요청을 비공개로 한 것으로 안다”며 “조기 귀국해서 해야 하는 역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한 바 있다.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 요청을 끝내 저버린다면 특단의 조치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돈 봉투 사건 대응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전망이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의총에서도 돈 봉투 대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가 볼 때는 제명을 시켜야 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전날 파리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내내 웃음 띤 표정을 지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기 귀국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기자회견서 밝히겠다”고 일축하면서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민심이 냉랭한데 웃음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전직 대표까지 했던 분이 당의 명운이 달린 사안에 이렇게까지 판단을 못 하냐”고 직격했다.

이은지·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