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막내급 70대가 이장… 전국 기초지자체 52%가 소멸위험[문화미래리포트 2023]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7 09:13
  • 업데이트 2023-05-17 09:2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5) 전국 할퀸 저출산 충격

고령화 심각한 시골마을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전국종합

전북 무주군 적상면 고방마을 주민 수는 30여 년 전 100여 명에서 현재 40명으로 줄었다. 마을에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 수는 25명으로, 이 중 20명 이 고령 여성이다. 대전에서 공무원 정년 퇴임 후 고향에 내려와 살고 있는 임종철(72) 씨가 이 마을 이장이다. 임 씨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고령이라 어쩔 수 없이 이장을 맡았다고 귀띔했다. 인근 적상면 광포마을 이장은 임 씨보다 네 살이나 많은 고경만(76) 씨다. 이 마을에도 66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80세 전후 고령이어서 젊은층에 속하는 고 씨가 이장을 맡고 있다.

국내 대부분 농촌 마을 현실이 두 마을과 비슷한 실정이다. 전남 고흥군 두원면 신송리 서신마을도 마을 주민 수가 29명으로, 이 중 22명이 65세 이상이다. 이 마을 고령화 비율은 75.9%에 달한다.

이처럼 농촌인구 고령화 상황이 심각하다. 10년쯤 지나면 마을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228개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 중 118곳(51.8%)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소멸위험 시군구는 113곳으로, 올해 5곳 늘어나 처음으로 전체의 50%를 넘었다. 읍면동 기준으로는 1951개가 소멸위험 지역이다. 지난해 1849곳에서 100여 곳 늘어났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해당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눠 산출한다. 지수가 0.2보다 낮으면 ‘소멸 고위험 지역’, 0.2∼0.5 미만이면 ‘소멸위험 진입 단계’로 분류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가임여성 수보다 2배 이상으로 많으면 소멸위험이 있다고 본다.

기존 소멸위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경북·전남·경남 등의 군지역이다. 경북 군위군은 총인구 2만3277명 중 20∼39세 여성인구가 1050명에 불과해 소멸위험지수가 전국 최하위인 0.1이다. 경북 의성·봉화군, 전남 고흥군, 경남 합천군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 단위에서는 경북 상주시가 유일하게 소멸 고위험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에서는 버스터미널이 폐업하거나 병원이 사라지는 등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 무주군 적상면 관계자는 “군 인구가 2만 명인데 산골동네는 고령화가 심각해 요양병원에 가 계신 분들도 수두룩하다”며 “이장이 두세 개 마을을 통합해 겸직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팔령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