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김남국 사태 본질과 좌파의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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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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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가상자산의 通貨 기능은 소멸
실질 가치 없지만 투자는 자유
시세조종 행위는 매우 부도덕

최상위 錢主로 시세 흔들 위치
거래 방식은 자금세탁 의문시
민주당은 손 떼고 일각선 비호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김남국 의원이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80여만 개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초 대량의 위믹스 코인이 가상자산거래소에 등록된 김 의원의 전자지갑으로 유입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 코인들이 1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전량 현금으로 인출됐고, 최고 시가는 100억 원에 이르렀다 한다. 특정금융정보법 규정 때문에 1000만 원 이상의 고액 현금 거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000만 원 미만으로 인출한다면 4개월간 매일 8번 이상 현금을 뽑아야 한다.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ATM 인출조 같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

당초에 김 의원은 위믹스 보유 관련 질문에 대해서 정보공개 대상이 아니어서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파문이 커지자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도한 대금 10억여 원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그가 주식을 매도한 날짜의 시세로 계산한 매각 대금과 발표한 금액 사이에 약 4000만 원 이상의 차이가 있고,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 또, 김 의원은 주식 매각 대금 중 8억 원을 전세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비슷한 금액을 코인 투자에도 쓰고 전세자금으로도 활용했다는 말이다. 도무지 계산이 맞지 않는다.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서 전자적 거래가 가능한 증표’를 말한다. 지난 2008년에 사토시 나카모토(가명)가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을 발행한 것이 그 효시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앙은행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결제 수단을 만들기 위해 가상화폐를 개발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1000개가 넘는 곳에서 결제 수단으로 채택되는 등 사용이 확산됐다. 하지만 현재 명칭과 관계없이 제대로 통화 기능을 하는 가상화폐는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명칭도 가상화폐, 암호화폐 또는 디지털화폐가 아니라, 가상자산, 암호자산 또는 디지털자산으로 불린다.

지난 2010년에 가상자산거래소가 설립됐다. 이후 가상자산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시세 차익을 통해 자본이득을 취득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MZ세대까지 대거 코인 투자에 참여하는 일이 나타났다. 가상자산의 가격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면서 주식시장보다 더 격렬한 변동성을 보인다. 그런데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실질적인 교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본래 결제 수단으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화폐라고 하기도 어려워서 실체가 없는 투자 대상일 뿐이다. 결국, 코인은 투자하는 사람이 있으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는 존재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익을 얻는다면 이는 곧 누군가의 손해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제로섬 게임이다.

가상자산 거래 자체를 두고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매도하기는 어렵다. 별 쓸모가 없는 물건을 보고 투자 가치가 있다며 구매하는 사람이나, 판매하는 사람을 그 자체로서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세조종 행위는 매우 부도덕하다. 김 의원은 코인 판에서 상위 0.01%에 속하는 전주(錢主)라는 말이 있다. 잡코인의 10%를 거머쥐고 시세조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금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지금으로선 의문투성이일 뿐이다. 또한, 김 의원이 코인을 거래한 방식들을 FIU 알고리즘이 자금세탁 유형에 속한다고 봤다고 한다. 들여다볼수록 이상하기만 한데 그는 사라졌다.

가상자산 운용과 관련해 온갖 의혹이 제기되자, 김 의원은 진실을 밝히겠다며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를 하겠다며 변죽만 울렸다. 이와 관련한 쇄신 의총을 열려던 순간 김 의원이 전격 탈당했다. 징계 여부가 문제 될 경우 사표를 내더라도 수리하지 않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곧바로 탈당계를 받아들였고, 김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진상조사는 없던 일이 됐다. 양이원영 의원은 ‘진보라고 꼭 도덕적일 필요가 있느냐’고 한다.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한 신부는 ‘욕망 없는 자, 김남국에게 돌을 던지라’고 한다. 진정, 좌파는 도덕성과 거리가 먼 세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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