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로 보는 AI·인간의 관계… 인문학자 - 과학자 흥미로운 대담[북리뷰]

  • 문화일보
  • 입력 2023-07-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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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경 장벽탁 선을 넘는 인공지능
이진경·장병탁·김재아 지음│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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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이진경과 컴퓨터 공학자 장벽탁 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원장이 열다섯 차례에 걸쳐 나눈 AI에 대한 대담이다. 각각 AI에 대해 성찰하고 연구해온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대담은 챗GPT 이후 쓰나미처럼 쏟아져 나온 숱한 AI 담론과 달랐고, 깊었다.

두 학자의 AI 이야기가 기존 논의들과 다른 지점은 ‘신체’이다. 이들은 ‘신체’를 키워드로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AI와 인간의 관계를 탐색한다.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적 능력”이라는 AI에 대한 정의에서 출발한 이들은 인간과 AI의 결정적인 차이를 ‘신체’로 본다. 인간에게 있고, AI에게 없는 것은 신체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뇌의 작용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신체를 통해 습득하는 것이다. 인간은 몸을 통해 생각 없이 배우고, 자신도 모르게 상식에 속하는 지식을 알게 된다. 하지만 기계는 부서져도 고통이나 아쉬움을 느끼지 못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행동하면서 배우지만 기계는 생존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심리학과 인지과학에서도 인지 및 판단 능력이 오직 뇌의 작용이라는 전통적 이론의 한계가 깨지고, 그 주체가 신체와 환경적 요소로 확장된다고 보고 있다. 신체는 확장된 마음이며 체화된 인지의 주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저거 줘’라고 모호하게 대충 말해도,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소통할 수 있지만, 기계는 어디에 있는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줘야 소통할 수 있다. 두 저자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오느냐, 아니냐 같이 예, 아니오 식으로 결론 내리지 않고 신체 있는 인간과 신체 없는 기계의 관계를 지능·인지·감각·지각·의식·자아 등의 키워드로 탐구해 나간다.

예를 들어 인간이 AI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도 독자적인 신체성을 갖고 이를 유지하려는 것을 목적함수로 갖지 못하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320쪽, 1만7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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