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또다시 연중최고… 배럴당 10달러 뛰면 경상수지 연간 90억달러 추락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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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94.43달러…0.53%↑
中 소비 등 선방에 공급부족 우려
한은 “유가급등… 상품수지 타격”
‘불황형 흑자’속 물가 불안 커져


사우디아라비아 감산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약 1만3220원) 오르면 우리나라 연간 경상수지는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감소 충격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한국전력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전력 구매 단가 증가로 전기를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19일 “유가가 급등하면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상품수지가 타격을 받는다”면서 “지난 8월 조사국 경제전망을 기준으로 볼 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연간 90억 달러의 경상수지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상반기 80달러, 하반기 84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반기 국제유가가 94달러까지 오르면 월별 경상수지는 7.5억 달러가량 쪼그라든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7월 상품수지(42억8000만 달러)는 수입 감소 폭(-22.7%)이 수출 감소 폭(-14.8%)을 앞지른 덕분에 간신히 3개월 연속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수출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계속 오르면 이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고유가발 물가 불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전의 역마진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에 힘입어 지난 5월 만성적인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을 부추길 수 있는 추가 요금 인상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또다시 역마진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전이 최근 발표한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7월 한전의 전력 구매 단가는 kWh당 158.5원으로 판매단가(165.7원)를 밑돈다. 구매 및 판매 단가 차액은 6월만 해도 31.2원이었으나 유가 상승 영향으로 7월에는 7.2원으로 줄었다. kWh당 10원의 차액을 남겨야 현상 유지가 가능해 전기요금 추가 인상안이 조만간 탁자 위에 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올 연말까지 추가 감산을 유지하겠다는 사우디 정부의 강경 입장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지난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1센트(0.78%)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0센트(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8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웠다. 씨티그룹은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관범·김지현·박수진 기자
이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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