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포스코노조 파업 위협, 무책임하다[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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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포스코가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 파업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9월 초 남부지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해 지금도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노조는 임단협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는 한편,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는 등 파업 단계를 밟고 있다.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급 200% 신설 △조합원 문화행사비 20억 원 등을 요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포스코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800만 원으로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인데, 노조는 여기에다 인당 9500만 원의 인건비 추가 지출을 요구한다.

노조의 요구는 포스코의 현 경영 상황과 큰 괴리가 있다. 포스코는 태풍 피해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외부 환경 악화에 따라 전사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 수요 감소와 글로벌 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 보호무역주의 확산,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급등, 탈탄소 압박 등 동시다발의 외부 악재가 심각하게 경영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과거 조강생산량 세계 3위의 기업에서 지난해에 7위로 밀렸고, 당분간은 과거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 돌파에 나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노조의 요구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소득 양극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측면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노조 요구안은 지불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500여 개 포스코 협력사 및 공급업체 직원들과의 임금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포스코노조가 가져가려는 과도한 임금 인상분은 궁극적으로 노동시장의 약자이자 저임근로자인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돌아갈 몫을 그만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억대 연봉 근로자들이 13.1% 임금 인상 플러스 5000만 원 상당의 주식 지급을 요구하며 공장을 멈추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지금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많은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노조는 숙고해야 한다.

포스코가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거의 모든 산업 제품의 소재가 되는 철을 생산하는 제철소가 멈추게 되면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후방 연관 산업 모두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안정적인 조업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중요한 국민경제적 사안에 해당한다. 제철소는 조업이 일부라도 중단되면 전후 공정에 차질이 초래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한때 세계 철강업을 주도했던 영국의 브리티시스틸은 1970년대 후반에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결국 경쟁력을 잃어 시장에서 도태됐다.

국민은 포스코가 지난 50여 년 국가 경제의 성장과 산업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해 왔을 뿐 아니라, 노사관계와 협력업체 관계에서도 협력적이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온 훌륭한 국민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포스코의 성장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협력적 노사관계에 힘입은 바 크다.

포스코 노사는 국가 경제·사회에서 포스코의 역할과 책임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회사는 근로자들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임을 인식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해서 이들의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 노조는 회사가 처한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또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주체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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