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상황 악화와 美 ‘대만보장법’ 한계[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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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열 홍익대 초빙교수·국제정치학

오는 2025년에서 2027년 사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관측과 외신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로 미뤄 본다면 대만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다. 중국과 대만 양국의 군사력을 비교해 보면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막아내고 지금의 국체(國體)를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 직면한 대만 국민과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재 대만 안보에 가장 큰 버팀목은 미국이다. 미국의 대만 방어는 크게 두 가지 법령과 안보정책에 바탕을 두고 있다. 미국이 대만과 단교 이후 1979년 4월에 통과시킨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과 1982년 대만과 체결한 6개의 보장정책(six points assurances)이 그것이다. 그 밖에도 미국은 2019년 대만동맹 국제 보호 강화법(일명 대만법·TAIPEI Act)과 2020년 대만보장법(Taiwan Assurance Act) 등을 각각 제정했다. 처음 2개의 법안·정책은 대만을 군사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최근에 통과된 나머지 2개의 법안은 극심한 고립을 겪는 대만을 외교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4개의 법령과 정책을 보면 미국이 대만을 사수하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으로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이 법령과 정책이면 중국의 침공을 방어하기에 충분할까?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보여준다. 이 법 제6조는 ‘대만의 안보와 사회 또는 국민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무력이나 가혹한 형태에 대해…미국의 능력을 유지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침략을 저지함과 동시에 대만을 굳건히 방어하겠다는 의지와 절차를 포괄한다. 6개의 보장정책 역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허용하며, 대만의 주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반복적으로 천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대만 방어정책은 충분치 않다.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은 기존 군사안보공약과 관계 법령을 더 구체적이고 과감하게 격상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방안은, 양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조약의 구성은 기존의 대만에 대한 외교군사 정책을 기초로 다음의 2가지 사항이 반드시 명료하게 삽입돼야 한다. 첫째, 대만은 자국의 영토 안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고 육해공군에 걸쳐 미국의 군사시설과 기지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미국과 대만은 어느 한쪽이 군사적 공격을 받았을 경우 다른 쪽은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의 군사적 협력 대응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미국과 대만의 상호방위조약은 ‘중국에 대한 견제’와 ‘대만의 군사력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양국의 상호방위조약 제안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나라는 미국이다. 만약 대만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다면 미국은 커다란 군사적 모험과 심각한 외교적 후폭풍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견지했던 ‘하나의 중국’ 정책도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미국은 이미 1955년 대만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대만의 현재 상황은 1950년대 중반보다 훨씬 불안하고 불길하다.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제 정세도 갈수록 불투명하다.

그러면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이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를 무엇인가. 우선, 대만의 심각성을 한국의 심각성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남북 관계는 중국·대만 상황만큼이나 긴박하고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양안 전쟁으로 미국이 개입할 경우 우리 정부는 국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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