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네덜란드 ‘3+1 동맹’ 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탑승하면서… 15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네덜란드 국빈방문 출국

대통령실 “반도체 협력에 초점”
세계적 장비업체 ASML 방문
외국 정상 첫 ‘클린룸’ 둘러봐

이재용·최태원 등 기업인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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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유럽 내 제2교역국이자 반도체 장비 산업 강국인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11일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한·미·일 3각 협력체에 네덜란드가 포함되는 사실상의 ‘3+1’ 반도체 동맹을 결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는 제도적 틀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 순방은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에 철저히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최강자인 우리나라와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제조장비 기업들까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전방위로 갖춘 네덜란드 사이 실질적 ‘반도체 동맹’을 맺을 방침이다. 네덜란드에는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인 ASML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 주자인 NXP 등이 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의 양자 간 반도체 협력을 넘어 한·미·일 3각 협력체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동맹’을 맺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등 반도체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유진영 연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AFP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가 산업, 기술, 안보 측면에서 전략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세계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은 (국가의) 핵심 이익과 직결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11∼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기간에 ASML 본사를 방문한다. 특히 외국 정상 중 최초로 ASML ‘클린룸’을 직접 보고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한다.

윤 대통령의 ASML 방문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CEO 등이 동행한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구축을 위해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 사업 발굴 협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암스테르담에서 헤이그로 이동,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 등을 갖고 반도체 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헤이그는 우리나라와도 역사적으로 관계가 있는 곳으로, 고종은 1907년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윤 대통령은 헤이그 리더잘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도 방문할 예정이다.

손기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