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전공의 명단 유포하라”… ‘의협 작성 추정 문건’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에서 “내부 문서 폭로”
의협 “직인위조·허위문건” 반박

정부, ‘의료대란 장기전’ 대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행동 불참)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문건(사진)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의협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들의 명단을 작성해 유포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의협은 즉각 “명백한 허위”라며 반박했다.

8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합니다”라며 공개된 의협 명의 문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문건을 의협에서 작성했는지를 확인한 이후에 수사 진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회장 직인이 찍힌 이 문건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침이 적시돼 있다. 특히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들에 대해선 ‘인원과 명단을 작성해 유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일부 감추면 위법성이 없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의협은 이날 “의협 회장 직인이 위조된 것”이라며 “(게시자를) 사문서 위조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200억 원대 예비비를 편성한 데 이어 매달 2000억 원에 육박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면서 ‘장기전’ 태세에 들어갔다. 이번 의료대란을 계기로 의사들이 독점했던 기득권을 깨는 방안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의료법상 의사들만 할 수 있었던 의료 행위 중 일부를 간호사가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미용 의료 시술을 다른 직역에도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또 대체조제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사가 약 처방을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제약회사에 대한 의사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규태·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