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첫 ‘AI 결의’ 만장일치 채택… “안전한 사용 합의 시급”

국제사회 AI논의 기반 될듯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딥 페이크 등 부작용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유엔이 처음으로 AI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총회 결의는 국제법상 구속력은 없지만,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킨 만큼 향후 AI에 관한 국제사회 논의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AI의 안전한 사용에 관해 국제적인 합의가 시급하다는 데 동의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표결 없는 전원 동의로 채택했다. 결의안 작성에는 미국을 포함한 120개국이 동참했으며, 결의안에는 “안전한 AI 사용을 위해 규제와 거버넌스가 필요하며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모든 국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AI를 사용하거나 부적절 또는 악의적인 설계·개발·배포·사용은 안 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다만, 최대 우려 중 하나인 AI의 군사적 사용에 관한 언급은 담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지난 13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통과된 유럽연합(EU)의 AI 법안과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을 바탕으로 향후 AI 개발·사용에 관한 규범 채택을 위한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주요국들은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같은 해 11월 영국이 주최한 ‘AI 안전성 정상회의’ 등을 통해 AI 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AI 윤리 원칙, AI 윤리·신뢰성 확보 추진계획 등 여러 조치가 있었다”며 “우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도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