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 ‘전과·강경파’ 일색

교통방해·파업교사·불법후원
당선유력 후보들 ‘사법리스크’
선거이후 투쟁기조 더 세질듯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선거 투표가 22일 오후 마감되는 가운데 유력 후보 모두 ‘강경파’로 꼽히면서 누가 당선되든 오는 25일 교수들의 집단 사직 시점과 맞물려 의협의 투쟁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 내부에서는 일부 후보들의 ‘전과’가 논란이 된 데다 후보 3명은 ‘전공의 집단 이탈’ 공모 혐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5명의 후보 중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등 3명은 현재 업무방해·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권 퇴진 운동’ ‘개원의 집단 휴진’ 등을 예고하며, 연일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대정부 강경파인 데다 흠결이 있는 후보가 회장직에 오른다면 ‘의사 파업’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음주 운전 사망사고’로 논란을 빚었던 주 위원장 이외에도 임 회장과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도 재판부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 회장은 지난 2016년 소아청소년과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 ‘소청과 후원글’을 올려 약 2년 동안 1억6000만 원가량을 적법한 절차 없이 개인 계좌로 입금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정 대표는 2009년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이명박 독재 심판 6·10 부산시민대회’에서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벌금 1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정 대표는 “부도덕했던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주 위원장은 음주 운전 사망 사고 이외에도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전공의들이 근무지 이탈을 선동한 혐의 등이 인정돼 벌금형을 받았다.

의협 회장 선거는 이날 1차 투표를 마감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전수한·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