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열심히 뛰어야 도민 편해” … 약속한 일 꼭 해내는 ‘끝장 리더십’[Leadership]

  • 문화일보
  • 입력 2024-03-25 08:58
  • 업데이트 2024-03-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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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12일 민선 8기 캐치프레이즈로 도청 현관에 내건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 문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문호남 기자



■ Leadership - 성과 쏟아내는 박완수 경남지사

도정 우선순위 가려내는 판단력
할일 정하면 앞서 뛰며 직원 독려

취임 2년간 12조 투자유치 성과
우주청 난항때는 국회 찾아 설득
NASA 방문해 협력체계 구축도

도내 기업들 전폭적 행정 지원
약속 어기는 기업엔 강력 대응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완수 경남지사의 리더십은 오랜 공직 경험에서 나온다. 1979년 행정고시 합격 후 경남도청 사무관으로 시작해 합천군수(관선), 창원시장, 국회의원을 거쳐 현재 경남지사까지 잠시 야인이었던 3년 남짓한 시간을 제외하고 무려 40년을 공직에 몸담았다. 정책 기획단계부터 집행, 지휘까지 전 분야를 섭렵한 그는 공직사회 시스템, 공직자들의 생각, 성과 내는 방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 지사는 “공직자가 힘들어야(열심히 일할수록) 도민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일만 하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도민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 성과를 내게 하고 성과에는 승진 인사로 화답한다. 경남이 대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박 지사 취임 2년 만에 우주항공청 유치, 연간 9조 원 투자유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부터 원전 생태계 복원, 경남 수서행 SRT 신설, 전국 최초 재난안전컨트롤타워 구축, 실업률 감소까지 도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공직자가 힘들어야 도민이 편하다” = 박 지사는 지난 2022년 7월 취임 후 매주 월요일 오전 도청에 방송되는 실·국·본부장회의를 주재하며 국별 현안을 보고받고 추진 방향을 지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간부 공무원이 강하게 질책받는 장면이다. 실·국장들은 “저녁 자리 등 사석에서 박 지사를 만나면 큰형님같이 편하지만 회의나 보고 때는 도정 전 분야를 꿰고 있고 업무에 빈틈이 없어 미리 공부하고 들어갈 정도로 긴장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우주항공청 설치에 대비해 나사(미 항공우주국)를 방문하는 박 지사의 출장길에 동행했을 때 “간부 공무원들을 너무 압박하시는 것 아니냐. 살살하셔서 직원들에게 ‘좋은 도지사’ 소리 들어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 지사는 “도민들이 경남 운영 잘하라고 나를 도지사로 뽑아 줬다. 도청은 도민을 잘 살고 행복하게 하는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곳이다. 그런데 회의 때 보면 고민 없이 직원들이 적어준 보고서만 달랑 들고 와 발표하는 간부들이 있어 답답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대 때 직업공무원으로 시작해 창원시장 등을 하며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 성과를 내게 하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민이 편하고 행복하려면 공직자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하기 때문에 다그치는 것이다. 그건 내 스타일이다.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나보고 도지사 하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뜻밖의 답변이었다. 이를 계기로 동행한 기자들은 박 지사의 도정 운영 스타일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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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는 없다 = 박 지사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가려내는 판단력이 매우 뛰어나다. 또 할 일이라고 판단하면 끝장을 본다. 우주항공청 설치(사천) 특별법 처리 과정에서 박 지사의 발로 뛴 ‘끝장 리더십’은 그대로 드러났다.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지난해 4월 정부 안으로 국회에 제출됐지만 중앙정치권의 정쟁에 매몰돼 제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가 불투명했다. 여권 내에서도 제22대 국회 재추진을 검토할 정도였다. 박 지사는 국가적으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우주경제시대를 선점하고 경남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법안 통과가 그 어떤 사안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거의 매달 여의도를 찾았다. 횟수만 8개월간 50여 차례에 달한다.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 의원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설득하고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글을 보내 우주항공청 설치 필요성과 시급성을 호소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도민과 상공인들도 박 지사의 행보에 동참해 국회 앞 투쟁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여야 정치권의 대치가 길어지자 박 지사는 나사 등을 방문해 우주경제의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나사가 국가를 불문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방문과 협의 요청을 수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박 지사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박 지사가 끝장을 본 사례가 많다. 국회의원 시절 십수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창원 지역의 ‘한국재료연구소’를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승격시킨 일, 국회의원 때부터 결의안을 거듭 발의하고 도지사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챙겨 지난해 9월 마침내 경남 지역에 수서행 SRT 노선을 신설한 일 등이다.

◇성과로 말하라 = ‘공직자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도민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게 박 지사의 지론이다. 그래서 “도청은 도민이 원하고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조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지사가 도청을 ‘일하는 조직’으로 바꾸려 한 2년간의 노력은 성과로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후 17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제조업 생산율 상승, 실업률 감소부터 도민들이 체감하는 다양한 생활정책 등이 그것이다.

침체했던 제조업은 주력 산업인 방산 수출 호조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등에 힘입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고사 위기에 놓였던 원전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은 경남도의 노력이 컸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방산의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330만㎡) 조성도 확정했다. 또 거가대교 휴일 통행료 20% 인하, 마창대교 출퇴근 시간 할인, 응급실 ‘뺑뺑이’를 없애기 위한 전국 최초의 응급의료 종합 컨트롤타워 구축, 도청공무원·경찰관·소방관이 합동 근무하는 재난안전컨트롤타워 구축 등이 주요 성과다. 관광분야에서는 1조1000억 원 규모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정부 계획에 반영했다.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는 확실하다. 안전정책과 A(5급) 사무관은 전국 최초 경남형 재난안전컨트롤타워를 구축한 공로로 지난 1월 정기인사 때 4급으로 승진했다. 투자유치 인센티브제도 개편과 기업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지난해 역대 최대 투자유치(9조2700억 원·2년간 12조8000억 원) 달성에 기여한 B(5급) 사무관도 지난 1월 관광개발과장(4급) 직무대리로 발탁됐다.

◇박 지사의 원칙 = 박 지사는 도내 투자 기업들에 대해 전폭적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장기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한다. 경남도와의 협약은 곧 도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무려 28년째 공사가 완료되지 않고 있는 김해관광유통단지와 부산신항 배후단지인 웅동1지구 관광시설 협약 불이행이 대표적이다. 김해관광유통단지는 김해시 신문동 일원의 대규모 농촌진흥지역을 풀어 관광유통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1996년 시작됐다. 총사업비만 1조2974억 원이다. 시행자는 경남지사, 민간개발사업자는 롯데쇼핑과 롯데호텔 등인데 롯데는 아웃렛몰, 워터파크, 물류센터 등 상업시설만 준공해 운영하고 관광시설인 호텔과 콘도 등 5개 시설은 아직도 완료하지 않고 있다.

박 지사는 “도가 롯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는데도 돈이 되는 상업시설만 지어 운영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강력한 행정 대응을 지시했다. 박 지사는 골프장(36홀)만 운영하고 리조트 등 휴양시설은 건립하지 않고 있는 창원 진해 웅동1지구에 대해서도 정상화 문제를 제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민간사업자 지정을 취소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모두 ‘도민’과 ‘공익’을 도정의 중심에 둔 박 지사의 전략적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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