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 수주전, 현대건설 승리로

‘가성비’ 내세운 포스코 꺾어

‘여의도 1호 재건축’인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3.3㎡당 700만 원대 공사비라는 가성비를 내세운 포스코이앤씨를 꺾었다.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로 압구정과 여의도, 한남, 용산, 성수 등으로 영토 확장을 꾀하는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정비사업지의 높은 벽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KB부동산신탁은 한양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 전체 회의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했다. 전체 소유자 587명 중 547명이 서면·현장 참석한 가운데 현대건설이 314표를 받았다. 포스코이앤씨(231표)와의 득표 차이는 83표였다. 현대건설은 3.3㎡당 798만 원을 제안한 포스코이앤씨보다 비싼 824만 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대신 오피스텔 고급화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을 통한 수익 극대화로 소유주들의 추가분담금을 없애는 것은 물론 환급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현대건설이 대물 변제를 통해 떠안기로 했다. 대물 변제 금액 기준이 되는 3.3㎡당 일반분양가로 오피스텔 8500만 원 이상, 아파트 7500만 원 이상을 제안했다. 지난 1월 역대 최고로 분양된 신반포 메이플자이의 평당 분양가 6705만 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향후 서울 주요 정비 사업지의 분양가가 현재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오티에르’를 론칭한 이후 서울 정비 사업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샵’을 통해 탄탄한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에 비해 시공 실적이 열위인 상황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