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대사 여파, 출국금지 해병사령관 미 태평양사 답방 차원 출장마저 연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계환(오른쪽)해병대사령관과 윌리엄 저니(왼쪽) 미 태평양 해병부대 사령관이 2023년 3월22일 캠프무적 접견실에서 대담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해병대 "안보 상황 고려 사령관 공무 국외출장 순연, 해외출장 부적절 판단"
어차피 못나갈 상황…이종섭 대사와 함께 출국금지 묶여
한미, 매년 교차방문으로 동맹 강화…직전에 연기, 외교결례
군인권센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출장 ‘외유성’ 비난 기자회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이달 말 예정됐던 미국 하와이 태평양 해병부대 방문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령관의 해외 방문 연기 결정 배경에는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 사령관의 출국금지 조처를 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함께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출국금지가 된 6명 중 1명으로 해외 출국이 막혀있었던 셈이다. 김 사령관이 하와이 방문 연기를 결정한 시점(10일쯤)은 이종섭 대사 출국금지 사실이 불거진 직후였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이번 주 하와이 방문 계획을 일단 늦추기로 하고 추후 일정을 미군 측과 조율 중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26일 "(해병대 관할인) 서북도서 등 안보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장기간 해외출장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달 10일쯤 결정됐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의 하와이 방문은 지난해 3월 윌리엄 저니(중장) 미 태평양 해병부대 사령관의 지난해 3월 방한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지난해 5월에는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도 우리나라를 찾았다.

한미 해병대는 사령관급이 1년 단위로 양국을 교차 방문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와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해왔다.

해병대는 상반기 중 하와이 방문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취소에 가깝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관련 김형남 군인권센터 소장 직무대행이 2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출국금지 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3월 말 해외출장이 ‘외유성’이라 딱지를 붙이고 "해외출장 시도를 포착했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 사령관의 공무 국외 출장이 순연된 것은 서북도서 일대 적 위협 등 현 안보 상황을 고려해 순연했으며 차후 시기는 미측과 협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병대 사령관 공무 출장은 연초에 계획을 수립하며 한미 해병대 태세 확립 및 동맹 강화목적으로 매년 정례적으로 한미 해병대 고위급 인사가 상호 방문하고 있다"며 "이번 공무 국외 출장은 제3해병기동군 및 미 태평양해병대사령부 등의 방문을 일정으로 서북도서 방위를 위한 연합대비태세 확립에 대한 공감대 형성, 올해 6월 계획된 한국 해병대와 미 태평양사령부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 다자 안보회의 준비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령관이 하와이 방문 연기를 결정한 시점(10일쯤)은 이종섭 대사 출국금지 사실이 불거진 직후였다. 이 대사는 지난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고 6일 언론을 통해 출국금지 사실이 알려졌으며, 8일 법무부에 의해 출국금지가 풀려 10일 호주로 출발했으나 11일 만에 귀국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