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속아 술·담배 판 업주, 이달말부터 영업정지 피한다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3~6개월 절차 1개월여만에 처리

기관장 성폭력 사건시 제출하는
재발방지대책안 시한도 단축

가짜 신분증 등으로 나이를 속인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한 소상공인이 이달 말부터 법으로 보호를 받게 된다. 업주가 신분증 확인 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이나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게 돼 부담을 한층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관계 부처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 신분 확인 관련 2개 법령을 의결해 오는 29일까지 총 5개 법령이 개정·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8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이를 속인 청소년으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소상공인 사연을 들은 후, 더 이상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청소년에게 술, 담배를 팔아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업주는 수사기관이 불송치나 불기소 등을 내릴 때만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면제받았다. 앞으로는 편의점에서 가짜 신분증으로 나이를 속인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했더라도 CCTV를 켜두면 과징금이나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관계 부처·기관은 지난 한 달간 규제 혁파 활동에 집중해 통상 3∼6개월 소요되는 법령 개정절차를 1개월 반 만에 마무리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조치 즉시 시행을 시작으로 관계기관들이 힘을 모아 최단기간 법령 개정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례처럼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안기는 생활 규제 개선을 위해 관계기관들이 신속히 협업 방안을 도출하고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국무회의에서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포함)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 제출 기한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의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다음 달 19일부터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 성폭력 사건 발생 사실을 통보하지 않거나 재발 방지 대책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 시정명령 및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건 처리 지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적 은폐·축소를 막고, 2차 피해 방지 등 보다 신속한 피해자 보호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성가족부는 “성폭력 피해 상담소, 보호시설의 장 및 상담원의 종사자 자격 기준 중 실무 경력을 ‘성폭력 방지 관련 업무’에서 ‘가정폭력·성희롱·성매매·스토킹 등 방지 관련 업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준영·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