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개국 중앙은행과 ‘국가간 디지털화폐 거래’ 실험

CBDC 글로벌 지급결제망 구축
해외 송금 비용·속도 절감 기대

한국은행이 5개 기축통화국과 함께 디지털화폐에 기반한 글로벌 지급결제망 구축에 나선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무역대금 결제와 해외송금 등 국가 간 지급결제의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5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멕시코 등 7개 국가 중앙은행은 국가 간 지급결제에 토큰화된 예금과 CBDC를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고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가 간 지급결제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속도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해외송금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예금토큰과 CBDC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통 지급결제 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가 간 송금은 나라마다 다른 법률과 규제, 기술요건, 시차 등 문제로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리다. 그러나 예금토큰과 CBDC 방식으로 해외송금이 가능해진다면 개별 금융기관의 자금세탁·탈세 여부 확인 작업 등이 줄어 속도가 개선되고 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개념검증을 넘어 실거래를 전제로 한 ‘프로토 타입’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 간 결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 달러화가 이번 실험에 포함돼 있어, 실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실험을 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은 주요 무역국이자 정보기술(IT) 산업 강국으로서 무역금융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