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의 원동력은 강력한 국방[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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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출 前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북한이 끊임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니 급기야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은 남한을 타도 대상으로 규정하고 대남 적대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되 민족 통일도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남과 북은 단일민족으로서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다. 따라서 분단을 해결해야 하는 정당성과 당위성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염원이자 소원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국제정세와 북한의 강경 대남정책으로 인해 우리는 우호적인 통일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군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미·중 대결은 한반도의 분단 구조를 더욱 고착시키고 우리에게 선택적 프레임을 강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하고 있어 한반도 통일에 무관심한 실정이다. 한반도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지정학적 특수성에서 기인한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이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북한은 실질적 핵보유국이 됐고, 북핵은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한편 우리의 대북정책은 정치적 이념에 따라 포용정책과 압박정책을 번갈아 펼침으로써 일관성 없이 냉탕과 온탕을 반복했고,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통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 국론 통일이 어렵다.

이렇듯 대내외 환경이 복잡하고 불안정하다 보니 우리는 우리의 힘만으로 분단을 해체하고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게 불편한 현실이다. 이를 냉철히 인식하고 독자적 노력과 함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통일은 자본주의 이념과 자유민주주의 체제, 평화적 수단이 융합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고 강력한 안보 역량이 이를 뒷받침해 줘야 한다. 북한은 적화통일을 그들의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명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를 증강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보다 강력한 군사력 구비가 선행돼야 한다. 힘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

북핵은 한반도 통일의 상수(常數)다. 북핵을 비핵화할 수 있도록 대내외적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비대칭 전력을 증강하고,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잠재적 핵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북핵 진전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기 개발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외교적 지평과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을 넓히고 세계가 한반도 통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국제사회의 협력, 특히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유도해야 한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1992년 2월, 남과 북이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을 원칙으로 삼고 여기에 충실하면서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남과 북의 군사적 적대 관계가 날로 커지고 북핵의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안보 환경에서 우리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고 평화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 통일은 특정 정부의 정책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현실을 외면하고 이상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 강력한 힘이 뒷받침돼야 하고 국민 공감대도 넓게 형성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국민이 인내심을 갖고 벽돌 한 장을 쌓겠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집념으로 통일을 향해 걸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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