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절박해진 환자들 “국민을 생각해달라”

‘의료 정상화’ 목소리 높여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전격 회동을 계기로 의정 간 ‘극적 타협’을 기대했던 환자들은 양측이 입장 차만 확인하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환자들은 7주째인 의료 공백 사태를 멈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한 발씩 양보해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오전 4세 자녀의 호흡기 문제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방문했다는 오모(36) 씨는 “양측이 대화를 한다고 해서 희망을 걸었는데 희망이 무산돼버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오 씨는 “환자 입장에서는 그저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아이 같은 아픈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 B 씨는 “정부와 전공의들 간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뉴스로 접했다”며 “정부에서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도 전공의가 조건을 걸면서 응하지 않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고집하는 정부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와 의료진이 대화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의정 간 대화를 할 때도 환자를 살릴 방법을 먼저 제안한 뒤 그 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협회에 제기된 민원 중에는 뇌종양을 앓는 환자가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의료 사태가 터지면서 수술이 미뤄져 어떤 조치도 받지 못해 체중이 빠지고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은 ‘우리보고 죽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절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오전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환자단체연합회,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중증질환연합회 등 환자 단체와 간담회를 열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무엇보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의료진이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료계와의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조율·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