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책임론에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전원 사의

인적쇄신 단행 목소리 확산
‘내각 총사퇴’ 카드 꺼낼수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용산 참모도 이날 대거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의 모든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들도 전원 사의를 밝혔다. 이 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등이 포함된다. 이 관계자는 “선거 결과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 실장을 통해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선거 전부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다 대통령의 그동안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 평가라 생각했다”며 “총선 결과에 대해, 원인에 대해 저희들이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참담한 총선 성적표를 받아 든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 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 자신을 포함한 정책실장, 수석비서관의 사의 표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이 치르는 것이지만, ‘심판론’이 거세게 몰아친 데는 대통령실의 책임이 크다는 인식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여권 내부에서도 대통령실의 인적쇄신 없이는 난국을 돌파할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초대 총리인 한 총리의 사의 표명은 어느 정도 예정된 카드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무총리는 국회의 인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여론 추이를 보고 일련의 조치에 더해 ‘내각 총사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해 총선용 개각 정국을 피해 갔던 ‘환경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알파’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 및 내각에 대한 대대적 인적쇄신 없이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여론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쇄신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기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