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대 야당과 협치 불가피… 영수회담 제안 가능성

대통령실, 긴밀한 소통 시사
李도 “이견 서로 타협해야”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권 참패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쇄신’으로 야당과의 소통이 불가피해진 데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의 회동 시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만나자는 의견을 전해올 경우 “당연히 만나고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쇄신뿐 아니라 정책 추진, 입법 과제 등 논의를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력이 필수가 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도 쇄신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2년 5월 임기 시작 때부터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정을 끌고 왔던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를 상대하는 첫 대통령이 됐다. 전날(11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야당과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네, 그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와의 회동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 마련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노동·교육·연금 등 이른바 3대 개혁뿐 아니라 의과대학 정원 추가 등 당면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야당 협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이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각종 특검법안 등을 통과시키며 공세에 나서는 경우 여야 소통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또다시 재의요구(거부권 행사)로 맞서며 극한 대치하는 정국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은 윤 대통령에게 만남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민주당 지도부와 4·10 총선 지역구 당선인 등과 방문해 “정치는 근본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인데, 당연히 (윤 대통령을) 만나고 대화할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다시 제안할지에 대해선 “나라의 국정을 책임진 윤 대통령에게도 야당의 협조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야당을 때려잡는 것이 목표라면 대화할 필요도, 존중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국회가 대통령 외에 나라 국정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서로 타협해야 한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