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로 찾으니 더 먹먹… ‘4·16’ 잊지말자 다짐”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5 11:4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여전히 10년전 그날…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에서 추모객이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박윤슬 기자



■ 2014년 4월에 멈춘 기억교실 가다

교사로 성장한 당시 또래 학생
10살 아이둔 부모 한마음 추모

유족들 “봄꽃 필 때면 트라우마”
“시민들 함께 기억해줘서 감사”


안산=조율·김린아 기자

“우리 아이가 세월호와 함께 자라 꼭 10살이 됐거든요. 내 아이가 자라날 미래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 참사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오후 경기 안산시 4·16민주시민교육원 내에 위치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김모(40) 씨는 교실을 둘러보다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2014년에 태어난 아들과 함께 추모를 위해 방문했다는 김 씨는 “아이들이 썼던 교실과 작은 책상을 실제로 보니 마치 내 아이인 듯 눈물이 난다”며 “소중한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참사 희생자와 유족, 시민들은 여전히 그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은 참사 당시 세월호를 타고 제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을 애도하기 위해 당시 단원고 교실과 교무실을 원형 복원한 곳이다. 2014년 4월에 멈춘 달력과 반마다 정한 급훈과 시간표,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를 적어둔 게시판 등 교실 내부에는 10년 전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의 ‘마지막 수업’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교실 앞 화이트보드에 남겨진 “과제 : 꼭 돌아오기” “얘들아 어서 와. 너네 다 지각이다”라는 글과 책상 위에 놓인 아이들의 영정사진만이 아이들의 부재를 실감케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는 추모객 조승원(28) 씨는 “당시 또래로서 참사를 접했고, 10년이 지나 그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교사가 돼 교실을 방문하니 마음이 먹먹하다”며 “영상으로 세월호 침몰 현장을 보며 어린 나이에 무력감을 느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제는 내가 아이들의 보호자로서, 어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곱씹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지난 10년은 너무도 아픈 시간이었다. 단원고 2학년 5반 고 이창현 학생의 엄마 최순화(58) 씨는 “봄꽃이 필 때마다 아이가 더 생각나는데 트라우마의 신체화 증상으로 온몸이 아프기도 하다”며 “다른 가족들도 4월이면 소화 불량, 불면증 등으로 병원을 더 자주 간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장애진 씨의 아버지 장동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총괄팀장은 “10년 내내 아이는 자신만 혼자 돌아왔다는 죄책감에 힘들어했고, 특히 10주기를 앞두고는 트라우마를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주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이기도 한 최 씨는 “개인의 삶이 팍팍하고 힘든 시기임에도 시민분들이 우리를 찾아와 ‘시간이 지났다고 잊은 건 아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들뿐만 아니라 세월호 진상 규명, 안전사회 수립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사회적 문제가 드러났지만, 이로 인한 변화가 우리의 삶에 다가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제도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당시 사고 수습 지휘부 대부분이 처벌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장 씨는 “국가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민이 안전과 재난에 대해 한 번 더 곱씹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가 대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율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