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美대사 “한·일과 협의해 대북 감시망 이어나갈 것”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방한 결산
“전문가패널 업무 후퇴해선 안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3박 4일 방한 일정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에 관해 “한국·일본 등 유사 입장국과 협의해 유엔 안팎에서 옵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전문가패널이 해 온 일이 후퇴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불법적 행동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보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는 전체회의를 열어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2025년 4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부결됐다. 중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전문가패널이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게 돼, 대북 감시망에 빈틈이 생길 수 있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중국이 막으려는 이유는 러시아가 이미 제재를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북한에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비호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협력할 것을 기대하지 않고, 우리는 다른 길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난 16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내 미군 부대 ‘캠프 보니파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유엔총회든 유엔 바깥의 기관이든 전문가패널이 수행해 온 중요한 업무를 계속 이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 러시아·중국을 배제한 서방 중심의 제재 운영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서도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북한에 도발을 거부하고 대화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방한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조태열 외교부 장관·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연이어 면담했고, 탈북민 청년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는 등 인권 관련 행보도 보였다.

그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좌담회에선 “우리는 한반도에서 고립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목격해왔다”며 “북한은 나머지 세계로부터 자신을 고립시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